해외 나가는 김정은의 선택은 이번에도 전용열차…"움직이는 요새"

2019년 4월때도 비행기 아닌 '태양호' 타고 이동 …시속 60~70㎞ 수준

포탄·지뢰 대비 방탄기능 갖춰…김일성·김정일 때부터 애용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4년 만의 국경 밖 '외출'을 위해 택한 교통수단은 이번에도 전용열차 '태양호'였다.

12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러시아 방문을 위해 지난 10일 평양을 출발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전용열차에 고위 간부들과 올라 손을 흔들며 평양을 떠났다.

일본 매체 JNN에 따르면 전용열차 태양호는 이날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했다. 곧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호는 김 총비서가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과 통신설비 등이 갖춰져 있어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린다. 다만 시속 60~70㎞정도 이상의 속도를 잘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속도가 느린 것은 북한의 열악한 선로 상태와 경호 차원에서 각종 방탄으로 겹 쌓인 열차의 무게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9년 4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도 태양호를 이용했는데, 24일 새벽 평양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6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기까지 약 20시간이 걸렸다.

태양호는 같은 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할 때는 총 60여 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을 함께했다.

평양~블라디보스토크, 평양~하노이 구간은 비행기로 각각 1시간, 3~4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는데 열차를 이용하면서 20배 가까운 시간을 쓴 셈이다.

김 총비서가 시간적인 비효율성에도 전용열차를 선호하는 것은 전용열차가 갖고 있는 방탄·무장 기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태양호는 포탄, 지뢰 등 테러 공격으로부터 견딜 수 있도록 차체 하부에 방탄판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양과 연락이 용이한 각종 집무실과 회의실을 갖췄음을 물론, 비상시 이용이 가능한 김 총비서의 전용차를 실을 수 있는 객차도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해외를 방문할 때 전용열차를 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선대의 전통을 잇는다는 의미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또 열차를 타면 열차가 지나는 곳의 밀접한 경호를 받을 수도 있다. 반면 항공기의 경우 이륙 이후에는 외부의 추적도 용이하고 사고의 위험도 열차보다 높기 때문에 가급적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김 총비서는 집권 초기 직접 자신의 전용기를 모는 모습도 보여 준 바 있다. 또 그는 2018년 6월에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는 중국이 제공한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를 찾기도 했다. 때문에 그가 선대와 달리 효율적 교통수단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2018년 이후 이뤄진 모든 정상회담 때마다 열차를 이용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경호와 관련한 '당의 결정'을 김 총비서가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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