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효자노릇 기대한 '벌초대행 서비스' 인기 없네…왜?

전남 6개 시·군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내놔

산림조합 작업대행 시 추가비 부담에 단 2건 신청


추석명절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벌초대행 서비스'의 인기가 시들하다. 추가금을 내야 하는 조건 등으로 전남 6개 지자체의 해당 답례품 이용자는 불과 2명에 그치고 있다. 

12일 전남지역 기초지자체들에 따르면 함평군과 무안군, 장성군, 고흥군, 담양군, 나주시는 올해 시작된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 중 하나로 '벌초대행 서비스'를 내놨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 외 지방자치단체(광역·기초)에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10만원까지는 전액, 초과분은 16.5% 세액공제되며 기부 금액의 30% 내에서 답례품을 제공한다.

각 지자체는 수십여종의 답례품을 내걸며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고 있다. '벌초대행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지자체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10만원을 기부하면 벌초대행 서비스로 3만원 할인권을 제공한다. 무안군의 경우 30만원 이상 기부자를 대상으로 9만원 할인권을 주고 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있는 도시민들이 고향에 기부하고 조상묘 등의 벌초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국적인 이색 답례품으로 꼽혔다.

하지만 벌초대행 서비스를 답례품으로 선정한 전남 6개 시·군에 해당 답례품을 신청한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는 총 2명에 그쳤다.

지자체들은 추석을 앞두고 벌초대행 서비스가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과를 높이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부분 지자체가 마수걸이도 하지 못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벌초대행 서비스를 답례품으로 발굴하며 조기매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이를 답례품으로 선택한 기부자는 아직까지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그 원인을 현행 벌초대행 시스템과의 괴리를 꼽았다.

추석 명절을 2주여 앞둔 27일 오전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벌초를 하고 있다. 2022.8.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추석 명절을 2주여 앞둔 27일 오전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벌초를 하고 있다. 2022.8.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벌초대행 서비스는 각 지역 산림조합이 맡아서 진행하는데 묘지 1기(3평)의 기본 가격이 9만원이다. 또 묘지가 대부분 산속에 있는 만큼 도로에서 묘지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벌초가 필요한 범위 등에 따라 산림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추가금이 붙는다.

추가금 때문에 실제 대행 서비스의 가격은 9만원에서 20만원 이상까지 천차만별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벌초대행 서비스 문의전화가 많지만 실제 답례품 선택으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10만원을 기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답례품은 3만원으로 한정되다 보니 기부금을 내고, 추가 벌초비를 내는 이중지출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고향을 떠나 있던 분들이 마을 청년회나 지인 등에 벌초를 맡기는 추세"라며 "단순 1회성 벌초가 아닌 평소에도 가끔 봉분을 관리해주는 등 접근성이 높은 분들에게 일을 맡기기에 답례품 선택이 저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 각 지자체들은 추석에 고향을 방문하는 향우들에게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릴 수 있는 홍보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한 기초지자체 관계자는 "명절을 맞아 많은 분들이 고향을 찾는 만큼 역이나 버스터미널 등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혜택도 받고 내 고향도 살리는 고향사랑기부제에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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