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중 심부름 갔던 8살 아들만 못 나왔다"…모로코 아버지 통곡
- 23-09-11
1m 넘는 잔해 속 아들 시신 겨우 수습
생존자들, 추위와 식량난에 고스란히 고통
규모 6.8의 강진이 모로코를 강타한 가운데, 저녁 식사 중 8살 어린 아들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가족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지난 8일 밤 모로코 중부를 강타한 강진으로 인해 저녁 식사 중 8살 난 아들 어린 아들 마루안을 잃은 하미드 벤 헤나의 사연을 전했다.
여느 때와 달리 벤 헤나의 가족은 주말을 맞아 양고기와 스튜 등으로 가족끼리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벤 헤나는 아들 마루안에게 멜론을 자를 칼을 가져다 달라 했고, 갑자기 집은 강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내 전등이 꺼지기 시작했고, 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그는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곧장 그는 아내와 어린 딸 메렘, 또다른 아들 무아드와 함께 밖으로 대피하는 데 성공했지만 8살 아들 마루안은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아들이 나오지 못 한 것을 알고 무너진 집 속으로 급히 뛰어들어 가봤지만, 1m에 달하는 높은 잔해 속에 아들이 사망한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벤 헤나는 5시간 넘게 카사블랑카에서 달려온 형제들과 함께 높은 잔해를 손수 다 치우고 나서야, 아들 마루안의 작은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학교 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열정적이었던 아들이었다고 추모했다.
이들 가족에겐 아들을 잃은 슬픔과 더불어 매서운 추위가 또다른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모로코 현지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추위는 물론, 생존자들 역시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벤 헤나의 가족들은 작은 올리브 나무 아래에서 임시 대피소를 마련한 뒤 겨우 생존해 있는 상황이다.
그는 “마을 전체가 잔해로 변한 것을 볼 수 있다”며 참담한 상황을 전했다.
앞서 지난 8일 규모 6.8 지진이 모로코를 강타해 현재까지 2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진 발생 사흘째인 이날까지 당국은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력이 현저히 부족하고 험준한 아틀라스산맥 지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인 산악 마을 물레이 브라힘 인근의 도로로 바위들이 떨어지면서 마라케시와 아틀라스산맥을 연결하는 도로는 통행조차 쉽지 않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 진앙에서 500km 이내에 규모 6.0 이상 지진이 발생한 적은 1900년대 이후에 한 번도 없었다.
모로코 내무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2명이며, 2059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404명은 중태에 빠졌다.
모로코 당국은 3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으며, 모하메드 6세 국왕은 이날 전국 모스크에 사망자를 위한 기도를 촉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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