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신앙은 도박인가
- 23-09-11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신앙은 도박인가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그 무엇으로도 벗어나게 할 수 없는 속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고 있는 불만의 원인은 그 죽음과 연관되어 질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는 “죽음이여 너 때문에 우리 인간은 죽는 날까지 불안하구나”라고 탄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죽음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 종교입니다. 여러 종교들의 창시자들마다 제각기 특이한 삶의 법칙과 죽음의 문제 그리고 영원히 사는 원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들 중 특히 기독교를 탄생시킨 예수의 가르침을 살펴보면 우선 그는 수 많은 기사와 이적을 베풀었을 뿐 아니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에게 참 진리를 알려주겠는데 그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하리라”, “누구든지 나를 본 자는 하나님을 본 것이다”, “내가 곧 길이요 생명이다” 등 보통 인간의 격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언행을 수없이 남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을 하나님과 동격화한 것이라든지 “내가 곧 생명이다”라고 한 그 말은 그가 생명을 영속화할 수 있고 죽음을 생명화시킬 수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써 참으로 놀라운 선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를 거부하고 돌아서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예수와 직면해서 그의 교훈과 인격에 접해 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가지 어려운 결단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가 정말 인류가 안고 있는 무거운 삶의 문제를 해결지을 수 있는가, 그가 참으로 인간 모두가 따라야 할 올바른 길이고 참 진리인가.
그가 과연 영원한 생명을 보장할 수 있어서 그를 통해서라면 죽음까지도 포함한 일체의 속박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가 하는, 검증해볼 수도 확인해볼 수도 없는 그 신비로운 약속을 믿어보기로 하는 투기적 결단입니다.
그래서 파스칼도 “신앙은 인생을 걸고 하는 도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도박이기 때문에 지면 모든 것을 잃게 되고 이기면 새 생명과 함께 영원한 세계를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은, 예수를 믿고 따라갔다가 그 뜻이 너무 높고 거룩하여 스스로 포기하고 물러선 사람을 제외하고는 예수의 참 인격을 믿고 따라갔다가 실망하여 후회하며 돌아선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볼때 “인생의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라고 외친 예수는 어느 한 사람도 책임지고 돌볼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에게는 누구를 도와줄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거느린 가장으로서 목수 일로 근근히 살아가던 처지가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그에게는 어떤 지위나 권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남다른 수완이나 처세술에 능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러한 그가 그래도 ‘나사렛 사람들아 다 내게로 오라’라고 했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들아 다 내게로 오라’라고 했어도 참으로 어이없는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인류들아 다 내게로 오라’라고 했으니 아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는 어떠했습니까.
그를 찾아간 제왕들과 장군들과 수 많은 학자들 그리고 각계 각층의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고 새로운 신앙의 길을 찾아갔고 그에게서 참 평안과 안식과 영생할 소망까지 안고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역사적인 실증을 고찰해보면서 우리가 그에게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할때 승리의 가능성은 100%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은 도박이 아니라 확실한 희망의 선택인 것입니다. 그 100%의 탄탄한 가능성에 인생을 거는 사람이야말로 죽음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고 영생을 준비한 사람다웁게 죽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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