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동, 세계의 ATM 됐다…우크라 전쟁에 오일머니 급증"

금리 인상에 미국 유럽 펀드들 중동행 잇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세계의 현금인출기(ATM)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붐으로 현금이 넘치는 중동 국가들은 세계의 새로운 금융 무대에 섰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 사우디 아라비아가 올해 리야드에서 개최하는 투자 컨퍼런스에 참가하려는 임원들은 인당 1만5000달러의 참가비를 기꺼이 지불한다.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이 컨퍼런스는 5년 전만 해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의 피살 사건으로 미국계 금융인들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동을 방문하는 펀드 매니저들이 국부펀드 사무실의 대기실에서 경쟁사들과 마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선진국에서 금리 상승으로 금융인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동에서는 오일머니가 넘쳐나는 것이다. 중동의 국부펀드들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부동산 펀드의 ATM이 되었다고 WSJ는 표현했다.

지난해부터 선진국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어지면서 사우디로 자금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 컨퍼런스에는 세계 최대 투자회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바르츠만과 헤지펀드 전설 레이 달리오가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자 벤 호르위츠는 올봄 사우디에 대해 "스타트업 국가"라고 치켜 세우기도 했다.

WSJ는 중동의 오일머니가 다시 급증한 배경으로 두 가지를 언급했다.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석유와 가스 시장을 주도하는 중동 펀드들이 수 백 억 달러의 추가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중동에서 지정학, 금융, 스포츠 등 전 분야에서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국부펀드에 추가자금을 투입해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펀드 매니저들은 오일머니를 더 쉽게 유치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 앞다퉈 사무소를 개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례로 달리오는 아부다비에 개인 벤처기업인 달리오 패밀리오피스를 위한 사무소를 설립했다.

또 일본 최대 투자회사 소프트뱅크에서 금융업무를 담당한 라지브 미스라는 아부다비 관련 펀드로부터 60억달러 넘는 신규 벤처자금을 확보했고 영국에서 아랍에미리트로 이주할 계획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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