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혼혈 한인 이 준 중령, 시애틀로 돌아왔다
- 23-09-05
<이 준 중령과 부인 이효진씨>
50년 전 캠프 헨리 부대에 맡겨져…위탁 가정 거쳐 11살 타코마로
뒤늦게 공부해 미국 장교로 25년 근무 뒤 지난 7월 대구서 전역식
워싱턴주서 공무원 일자리 찾는 중…“정치인으로 제2 인생 계획”
한국인 부인 이효진씨, 8살 아들 두고 워싱턴주 정착하기로 결정
한국서 혼혈로 태어나 고아원ㆍ위탁가정을 전전하다 11살때 미국행을 한 뒤 미군 장교가 돼 25년간 근무를 해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이 준(50) 중령이 시애틀로 돌아왔다.
이 중령의 가슴 아픈 스토리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50년 전인 1973년 7월 24일부터 시작된다.
6ㆍ25한국전쟁 때 흑인 미군과 한국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스물 두살 혼혈 한인 여성이 대구 미군부대 캠프 헨리 앞에 바구니에 담은 어린 남자 아이와 두살 터울의 누나를 데려와 아이들 아빠 이름만 알려주고 재빨리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 어린 남자 아이가 이 중령이었다.
엄마는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갈 경우 한국에서 받고 있는 혼혈이라는 차별과 편견, 멸시를 벗어날 것으로 생각해 미군과의 사이에 두 아이를 낳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미군은 정식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뒤늦게 한국 대구로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여성이 혼혈의 고통과 아픔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 아버지에게 아이들을 맡기기 위해 미군부대 앞에 두고 사라졌던 것이다.
아이 아버지인 미군 병사는 갑작스레 아이들을 넘겨받고 당황해 남매를 고아원에 보냈다.
이 중령을 구한 은인은 당시 아버지의 중대장이었다. “아이들을 책임지지 않으면 불명예 전역시키겠다”는 불호령을 내린 것이다. 중대장은 선임부사관과 함께 직접 이 중령 남매를 고아원에서 데려오기까지 했다.
군인 신분으로 가정을 꾸리기 어려웠던 아버지는 이 중령을 위탁 가정에 맡기고 경제적으로 지원했다. 위탁 가정에서의 삶도 녹록지 않아 이 중령은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이 준’이라는 이름도 두 살 무렵 파출소에 맡겨진 적이 있고 당시 경찰관들이 서류 작업을 위해 지어준 것이었다.
피부색에 대한 편견, 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미군 물품이 거래되는 암시장에서 심부름 하고 수고비를 받으면서 살았던 이 중령은 아버지가 전역하던 1984년 2월 25일 열한살의 나이에 타코마로 건너왔다.
한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아 한국어도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던 그는 아버지 ‘레이먼드 워맥’이란 이름을 물려받아 뒤늦게 학업을 시작했다. 헌신적인 교사의 도움으로 뒤처진 학업을 따라잡았다. 타코마 링컨고교 시절엔 풋볼에 두각을 나타내며 유망주로 떠올랐고 워싱턴주립대(WSU)에서 러닝백으로 활약을 하기도 했다.
미국 프로풋볼 프로 선수를 꿈꾸던 그의 진로가 군인으로 급선회한 계기는 “친엄마를 찾았다”는 아버지의 전화였다. 아버지는 흥신소를 고용해 아이들의 친모를 수소문했다. 놀랍게도 자신들을 미군 부대에 맡겼던 어머니는 다른 미군과 결혼한 뒤 같은 도시인 타코마로 건너와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이 중령 남매는 어머니를 재회한 뒤 현재까지도 잘 지내고 있다. 아버지는 코로나팬데믹 당시 하늘나라로 떠났고 한국관광공사에 근무하기도 했던 누나도 현재 타코마에 정착해 잘 살고 있다.
이 중령은 자신을 있게 해준 그 ‘수호천사’ 중대장을 롤모델로 삼아 ROTC(학군사관)에 지원했고 1998년 소위로 임관했다. 군인 복무를 위해 서류에 공식 이름을 적을 때 그는 ‘레이먼드 워맥 주니어’ 대신 모든 서류에 있었던 이름 ‘이 준’을 적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 중령은 25년간 미군 정보장교로 근무하면서 한국서 두 차례 근무를 했고 한국 근무 당시 ‘사랑의 교회’를 다니다 부인 이효진(최효진)씨를 만나 결혼해 현재 8살인 아들 주원군을 두고 있다.
이 중령은 자신이 군부대에 맡겨졌던 ‘7월24일’에 맞춰 지난 7월24일 대구에 있는 미군부대 워커에서 전역식을 가졌다. 한국 언론에도 보도됐을 정도로 특별한 전역식을 가진 이 중령은 자신이 자랐던 시애틀로 돌아왔다.
WSU 학부에 이어 군복무 시절 교육학 석사까지 받았던 이 중령은 일단 워싱턴주에서 공무원으로 다시 도전을 할 생각이다. 공무원으로 일을 시작한 뒤 자신이 평생 꿈꿔왔던 풀뿌리 로컬 정치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볼 생각이다.
이 중령 부부는 최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단 공무원 일자리를 찾아 정착을 한 뒤 정치인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면서 한인회를 비롯한 한인사회에도 봉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미국 간호사(RN) 자격증을 갖고 있는 부인 이효진씨도 남편이 공무원 직장을 잡는대로 집을 정한 뒤 근처에서 일자리를 찾을 생각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린우드 베다니교회 ‘여름성경학교’운영
- [시애틀 수필-염미숙] 메모리얼 벤치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양심과 구원(1)
- 서은지총영사, 코리아나이트 시구 외교부 유튜브채널로 제작돼(+영상)
- 시애틀한인회,유급병가 세미나 개최한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15일 합동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5일 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5일 토요산행
- 삼성 이재용, 시애틀서 아마존 CEO만나
- “한인상공인 여러분,그랜트나 대출기회 넘쳐요”
- “22일 베냐로야홀서 무료 공연 즐기세요”
- “전주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신청하세요”
- 한인학부모회 미술대회서 리아 최,엠마 양 ‘대상’
- 서북미문인협회 20회 뿌리문학신인작가상 공모한다
- 창발 한인들 참여하는 자선기금마련 테니스대회 개최한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 호주와 뉴질랜드여행 어때요?”
- 한국학교서북미협의회, 5개 행사 종합시상식 열어(+화보)
- 이번 주말 제74주년 6ㆍ25 합동기념식 열린다
- 재미대한탁구협회 회장배 대회 열린다(+영상)
- 시애틀 통일골든벨 ‘성공’…김환희군 1등 영광 차지(+영상,화보)
- <속보> 오늘 정부납품 세미나서 한인상공인 위한 플렉스 펀드도 설명
시애틀 뉴스
- 빌 게이츠 "차세대 원전에 1.4조 투자…향후 추가 투입"
- 미 패스트푸드 업계, 고물가 속 "5달러" 메뉴로 가격인하 경쟁
- 시애틀 날씨 하루새 비, 바람, 우박, 햇빛까지(영상)
- 워싱턴주 야키마지역 농장 가뭄으로 벌써부터 물부족
- 워싱턴주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세 없어졌다
- 시애틀서 장장 56년간 아이들 가르친 여교사 은퇴
- 시애틀 방치된 빈집 강제철거 빨라진다
- "아마존, 직원들에 MS 클라우드 플랫폼 데이터 수집 지시"
- 아마존 시애틀 등 서민주택사업에 14억달러 추가 투자한다
- 올 여름에도 시애틀 '누드비치 공원' 그대로 운영된다
- 삼성 이재용, 시애틀서 아마존 CEO만나
- 시애틀 매리너스 23년만에 디비전 1위 노린다
- "타코마 교차로 위험 알고도 방치해 6명 사망"(영상)
뉴스포커스
- 尹 "환자 저버린 불법 진료거부, 엄정 대처…의료개혁 흔들림 없다"
- 국힘 "상임위 野단독 강제 구성 안돼"…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
- '1강' 한동훈 출마선언 임박…나경원·유승민 '이변' 노린다
- "이정재, 290억 유증 무효" 래몽래인 개미 12명에 소송당했다
- 10대 마약사범 올해만 198명 검거…5년 만에 10배 증가
- 육아 단축근무, 당당하게…업무분담 동료가 수당 받는다
- 고2 기초학력 미달, 역대 '최악'…방과 후 확대로는 "안될 텐데"
- 제2의 누누티비 운영에 성착취물 유포까지…30대 운영자 검거
- 3493억 vs 769억…'10년의 차이'가 개인투자용 국채 성과 갈랐다
- 라인야후 주총 메시지에 쏠린 눈…'기술적 탈네이버' 계획 나오나
- "잘나가는 K-뷰티 올라타자"…생활가전 업계, 본격 참전
- 삼성전자, '포브스 선정' 세계 기업 순위 21위…현대차 93위
- 최태원-노소영 이혼 판결 오류 "1조짜리일까"…"단순 실수" 의견 분분
- '집단휴진' 기간 아프면 어딜 가야할까…전국 408개 응급실도 운영
- 최태원 "'6공 후광' 판결로 SK 역사 부정당해…상고 결심" 공개 반박
- 유시민 "노무현재단·내 계좌추적" 주장…'한동훈 명예 훼손' 벌금형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