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는 시한폭탄" vs "회복력 강해 곧 극복할 것"
- 23-08-31
중국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자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수장도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경제가 부채 더미 위에 쌓아 올린 모래성"이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는 강력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어 위기를 곧 극복할 것이며, 잠재력이 엄청나다"고 맞섰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 부동산 시장이 위기의 진원지 : 일단 위기의 원인부터 짚어보자. 최근 중국 경제 문제의 핵심은 부동산이다. 최근까지 부동산 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부동산 시장이 한 때 최대의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컨트리 가든(중국명 벽계원)과 또 다른 거대 부동산 업체 에버그랜드(중국명 헝다)가 채권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개발의 민영화 물결을 타면서 호황을 누렸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위기가 시작됐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됐고, 인구도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이미 중국의 인구는 인도에 추월당했다. 이에 따라 공급 과잉으로 중국에는 텅빈 아파트가 도처에 널려 있다.
부동산 위기가 급부상하자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소비도 급감하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으로 수출도 급감하고 있고,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
◇ 경제 모델의 위기 : 부동산 위기는 지금까지 중국이 견지해본 발전 모델이 수명을 다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개혁개방 이후 40여 년 동안 중국은 건설에 ‘올인’했다. 도로, 교량, 고속철 등 인프라는 물론 아파트를 대거 지었다. 이에 따라 놀라운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건설 부분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인프라는 일정 수준 이상이 됐고, 아파트는 너무 많이 지어 빈집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제는 소비 중심의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구 선진국들이 모두 이같은 과정을 거쳤다.
◇ 소비 진작해야 함에도 터부시 : 중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내외다. 이에 비해 미국은 70% 정도다.
그러나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소비가 서양의 퇴폐적 문화라며 터부시하고 있다.
소비 대신 아직도 생성형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 시주석 시대착오적 발상 : 그리고 민간 부분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개혁개방을 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IT 기업도 정부가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며 IT 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거대한 역풍을 맞고 있다.
IT기업을 탄압하자 IT 기업들이 보수적 경영에 들어감에 따라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를 상회한다. 이는 전체 실업률의 5배다. 중국 청년들이 대학 졸업식에서 시체놀이를 할 정도다.
졸업식에서 시체놀이를 하고 있는 대학생 - 웨이보 갈무리 |
중국 청년들은 육체노동을 원하지 않는다. IT 등 서비스 산업 부분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IT 기업들이 방어적 경영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청년 실업률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결국 시 주석의 시대착오적 발상이 중국 경제 위기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고 망하지는 않을 것 : 그렇다고 중국이 바로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연평균 8~9%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랬던 성장률이 2023년에는 5% 미만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4.5%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률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미국, 영국 및 대부분 유럽 국가의 성장률보다 더 높은 것이다.
중국이 경제 위기에 빠졌어도 중국은 선진국보다 더 빠른 성장을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금방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거대하고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 말대로 중국 경제가 세계경제의 시한폭탄이 될지 시 주석 말대로 강력한 회복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결국 미중 패권전쟁도 이에 의해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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