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ICC 체포영장에도 中 방문"…중·러 밀월 관계 더 깊어진다

"푸틴, 자신 안전 보장되는 국가만 방문하려 해"

"방중 통해 프리고진 사망 이후 자부심·힘 표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0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중은 양국 관계가 여전히 공고하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바그너그룹의 수장이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 이후 단단해진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방중과 관련한 질문에 "최고위급을 포함한 러시아와 중국의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10월 일대일로 포럼 참석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도 지난 7월 푸틴 대통령이 일대일로 포럼 참석을 위해 10월 방중한다고 언급했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도 중국이 푸틴 대통령을 이 포럼의 주요 내빈으로 초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된다면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 이후 가장 먼 해외 순방길에 오르는 것이다. 그는 그간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국가나 이란을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국제 행사 참석을 자제해 왔다. 지난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도 화상으로 참석했으며, 내달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대외 활동을 꺼려 온 푸틴 대통령이 방중을 검토하는 데는 중국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소식통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안위가 완전히 보장되는 국가만 방문하려 하고, 중국도 그러한 국가 중 하나라고 한다.

중국은 ICC 서명국이 아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 가더라도 체포되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그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임하며 중국과 '제한 없는'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또 가장 최근 양국 정상 간 만남은 지난 3월 모스크바에서 이뤄졌다. 이들은 당시 만남을 우호의 여정으로 표현하며 "중러 양국의 상호 신뢰와 이해를 더욱 심화하고, 두 민족의 대를 이어 우호의 정치적 기반과 여론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칭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에도 자신의 권위가 공고하다는 것을 과시함으로써 시 주석을 안심시키려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때 러시아 최대 외국인 투자자였던 빌 브라우더는 블룸버그에 "프리고진은 분명히 푸틴의 역할과 권력에 대한 위협이었고, 그를 매우 약하고 굴욕스럽게 만들었다"며 "(프리고진의 사망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푸틴의 자부심과 힘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6월23일 프리고진이 반란을 시작하고 이틀 뒤 진격을 중단했다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이후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의 안정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튀르키예가 곧장 러시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중국의 입장 발표까지는 잠시나마 시간 텀이 있었던 데다, 중국이 푸틴 대통령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러시아 국가 안정 유지'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중국이 무장반란 사태를 러시아 '내정'으로 보고 이를 경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프리고진이 추락사하며 자신의 권력에 도전한 인물이 완전히 제거되자 푸틴 대통령도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프리고진의 사망은 1971년 린뱌오 사건과도 유사점이 많다.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중국 공산당 2인자였던 린뱌오는 마오쩌둥 암살 계획을 세웠다가 발각되자 소련으로 망명하던 길에 비행기 추락으로 숨졌다.

이 때문에 프리고진 사망 이후 마오쩌둥 노선을 계승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 밀월이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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