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구매력, 금융완화 지속에 53년만 최저…日국민들 부담은 급증

7월 실질실효환율 197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

 

일본 엔화의 구매력이 53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가계 부담은 20만엔(181만원) 커졌다.

2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인용한 일본은행 자료에 따르면 엔화의 7월 실질실효환율은 74.31로 1970년 9월 이후 최저로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73.7과 거의 비슷하다.

달러당 360엔으로 고정환율제였던 시절과 같은 수준이다. 달러당 엔화는 147엔 수준으로 거래되면 9개월 반 만에 엔화는 최약세로 밀려났다.

엔환의 실질실효환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1995년 4월로 당시와 비교하면 엔화의 구매력은 60% 떨어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빅맥지수에 따르면 일본에서 맥도날드 빅맥 가격은 개당 450엔으로 1995년 4월에 비해 15% 오른 데에 그쳤다. 미국의 빅맥지수는 개당 5.58달러까지 올라 2.4배 치솟았다.

엔화 구매력이 5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온 주된 요인은 디플레이션과 금융 완화다. 금융 완화로 에너지를 비롯한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2022년부터 2년간 늘어난 가계부담금은 20만엔에 육박한다.

구매력 약화의 영향이 두드러진 부문은 수입이다. 엔화 기준 수입물가 지수는 전년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엔저가 본격화한 2021년 말과 비교해 여전히 10% 높은 수준이다.

휘발유와 같은 에너지 가격과 더불어 식음료 가격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엔화 약세라면 늘어나야 하는 수출은 부진하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수출 물량은 3% 감소했다. 해외 진출이 진행된 영향을로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은 26%로 지난 20년 동안 약 2배로 높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입 물가는 오른 반면 수출이 늘지 않으면서 해외 무역에서 돈을 벌기 쉬운 정도를 나타내는 '교역조건'은 1995년 4월에 비해 약 48% 악화했다. 수출에 비해 수입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의 부가 해외로 유출되기 쉬운 환경, 다시 말해서 엔저가 진행되기 쉬운 환경이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변화의 조짐은 있다. 현재 물가상승률이 미국을 웃돌고 있고, 기업들이 임금 인상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디플레이션 탈출을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기업들은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 향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물가 상승과 임금 인상이 실현된다면 소비가 늘어나는 등 투자 대상으로서의 일본 국내의 매력은 높아질 것"이라며 "투자가 늘어나면 지속적인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엔화 구매력이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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