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에 '노코멘트' 하는 바이든…대선 앞두고 '함구' 전략 바뀔까

"바이든, '사법부의 정치화' 역공 우려"

"유죄판결 받을 시 선거에 이용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1개 혐의로 총 4차례 형사기소됐지만, 지난 수 개월간 그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한 마디 언급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판단하에 의도적으로 함구하고 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이 시작되고도 이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생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를 종합하면 세드릭 리치먼드 바이든 선거캠프 공동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선거운동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기소된 지난 3월 이후 기소나 체포에 대해 이렇다 할 코멘트를 남기지 않고 있다.

미국 매체들도 과묵한 편이 아닌 바이든 대통령이 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는 입을 다물고 있는지 주목하며, 행정부가 사법부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전략이라고 결론지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정치 관리 프로그램 디렉터이자 교수인 토드 벨트는 USA 투데이에 "그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공격할 만한 어떠한 것도 제공하고 싶지 않아 한다"며 "(공화당 지지자들은) 사법부의 정치화 같은 문제에 매우 예민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전략가 리스 스미스는 백악관의 '트럼프 무시하기' 전략에 대해 "그들은 현명하게 이를 피했다"며 "자신의 일을 잘하는 데 집중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은 혼란에 빠진 트럼프와 공화당과 대비된다"고 재팬타임스에 전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에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면 바이든 캠프의 전략도 바뀔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고위 의원은 로이터통신에 "유죄판결은 모든 것을 바꾼다"며 "범죄를 국가에 대한 위협으로 연결시키려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략가 크리스티 세처도 미국 온라인 매체 더 메신저에 "전통적인 정치 논리에서는 상대방이 무너질 경우 길을 비껴가야 마땅하다"며 "하지만 이것이 미디어 극단과 당파심의 시대에도 적용되는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조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명시적으로 대조를 상기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트럼프를)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나 유죄, 법정 출석 모습 등으로 피고인으로서 그의 면모를 부각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민주당 전략가 카렌 피니는 "뉴스를 틀면 범인이 걸어 다닌다. 법원 출두와 계속해서 드러나는 증거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어 "행정부는 미국인들의 우려를 관리하고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금은 강력하고 안정적이며 효과적인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 계속해서 보여줌으로써 미국인들을 안심시킬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 유권자 단체인 진보변화캠페인위원회(PCCC)의 아담 그린 공동창립자도 "언론과 다른 이들이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거의 파괴한 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을 미국인에게 잘 알리고 있다"며 "백악관은 공화당이 반대했던 일자리, 세금, 사회보장 혜택 등과 같이 인기 있는 아이디어를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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