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가스 차고 없던 변비까지 생겼다면 이 병 의심해야 [헬스노트]

"요즘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 왜 소화도 안 되고 배에 가스도 차고 변비까지 생겼지?"

정 모 씨(35세)는 요즘 더부룩한 속 때문에 고생이다. 평소보다 많이 먹는 것도 아니고 생활 패턴도 달라진 게 없지만 소화 불량에 난생처음 겪는 변비 때문에 밥도 잘 못 넘긴다. 참다못한 정씨는 내과에 가서 검진을 받았다.

정 씨는 당연히 장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사는 뜻밖의 진단을 내렸다. 갑상샘저하증. 정 씨로선 생각지도 못한 병명이었다. 의사는 당분간 갑상샘호르몬을 보충할 약을 먹어보자며 처방을 내렸다.

갑상샘은 목 앞 중앙, 피부 바로 아래 위치해 갑상샘호르몬과 칼시토닌(혈액 속의 칼슘량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만들고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이 갑상샘에서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에 갑상샘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갑상샘저하증으로 진단한다. 반대로 갑상샘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중독증이 일어난 상태를 갑상샘항진증이라고 한다.

김철식 용인세브란스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샘호르몬이 우리 몸의 대사를 관장해 이상이 생길 경우 신체 전반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소화불량, 변비, 설사, 부종, 빈맥 등 다양한 곳에서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갑상샘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져 갑상샘저하증이 생기면 우리 몸의 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모든 게 느려진다. 심장박동 수도 느려지고 추위를 많이 타기도 한다. 또 장 움직임이 느려져 변비가 생기기도 하고, 붓거나 살이 찌기도 한다. 콜레스테롤 대사에도 영향을 미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또 모든 게 처지다 보니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반면 항진증은 이와 완전히 반대 증상을 보인다. 갑상샘호르몬이 과도하게 나오다 보니 우리 몸의 대사가 빨라져 묽은 변이나 설사가 나오기 쉽고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는 빈맥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 심방세동이라고 하는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몸에 열이 올라 더위를 심하게 타고, 골대사가 빨라지면서 골다공증의 위험도 높아진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급해져 예민해지고 초조해하고 날카로워지기도 한다.

갑상샘이 위치한 목 앞부분이 아프다면 갑상샘 이상을 단번에 알아차리기 쉽겠지만 신체 전반적인 문제를 보이기 때문에 몸이 보내는 신호들에 특별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다행인 건 이상이 생길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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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는 대부분 먹는 약으로 가능하다. 저하증의 경우 모자라는 만큼 호르몬을 보충하는 약을 먹어 정상 범위를 유지하면 되고, 항진증이라면 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을 쓴다. 스트레스, 바이러스 등이 갑상선에 잠깐 영향을 미쳐서 생기는 갑상샘염에 따른 호르몬 이상인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갑상샘 절제 수술을 하거나 동이원소 치료를 진행한다.

김 교수는 “일시적인 항진증은 지켜보거나 약을 많이 안 써도 되는데, 그레이브스병이라고 하는 항진증은 약을 1년 또는 그 이상 먹어야 한다”며 “하지만 약을 써도 50% 정도 완치가 되고 재발이 잘 돼 약을 끊었다 먹었다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술로 갑상샘을 없앤 경우에도 저하증이 와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 또 갑상샘을 괴롭히는 자가항체가 혈액 내에 있어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가 망가져 생산량이 줄어들게 돼도 계속 약을 복용해야 한다.

김 교수는 “갑상샘 기능 이상은 혈액 검사를 통한 호르몬 검사로 쉽게 판단할 수 있다”며 “평소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증상이 느껴진다면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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