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독일마을서 즐기는 '사운드 오브 뮤직'

레븐워스 야외극장서 27년째 공연 중

올해 트랩대위 역은 변호사가 맡아 화제 

 

한인들이 ‘독일 마을’로 부르는 세계적 관광마을 레븐워스 인근의 야외극장에서 인기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이 올여름 27년째 공연되고 있다.

야외극장의 배경을 이루며 영화 속의 오스트리아 알프스를 연상케 하는 캐스케이드 산록은 몇 년전 스키점프 챔피언십대회가 열려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공연의 단초가 된 사람은 떠돌이 배우 존 와그너와 부인 수잔이었다. 이들은 1994년 첫 작품 ‘한셀과 그레텔’을 에어컨도 없는 레븐워스의 한 중학교 강당에서 관객 15명을 상대로 공연했다. 다음 해 산록의 야외극장으로 옮겨 ‘사운드 오브 뮤직’을 공연하자 첫날 250여명이 몰려왔고 시즌이 끝날 무렵엔 800여명이 만당을 이뤘다. 

그 후 ‘레븐워스 여름극장’이 정례화 됐고 단장들이 여러 번 교체됐지만 존 와그너는 여전히 무대장치 책임자로, 수잔 와그너는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출연자들은 대부분 시애틀지역의 ‘알바’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사운드 오브 뮤직’과 다른 2개 프로그램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안내역이나 주차정리 일을 맡기도 한다.

레븐워스 출신으로 1995년 첫 공연에서 마리아 역을 맡았던 제시 스캇(36) 여인은 당시 동생이 커트 역을, 어머니가 수녀 역을 각각 맡았고 아버지는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로 참여했다며 올해는 조카가 커트 역을 맡았고 자신은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어린이들의 노래도 지도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3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시즌에서 주인공 폰 트랩 대위 역할은 케네윅 변호사인 폴 데이비스(60)가 맡고 있다. 작년에 처음 트랩 역을 맡은 데이비스는 아버지를 포함한 전 가족이 열렬한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 팬이었다며 자신이 트랩 역을 처음 맡은 2014년 입원해 있던 아버지를 찾아가 그 소식을 전하고 마지막으로 ‘에델바이스’를 불러드렸다고 회상했다.  

데이비스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어릴 때부터 꿈이 트랩 대위 역을 맡는 것이었다며 이윽고 그 꿈을 2014년 한 커뮤니티 극장 무대에서 성취했지만 레븐워스 여름극장의 연례 고정 프로그램에 출연해보고 싶은 욕심이 간절했다고 털어놨다.     

데이비스는 ‘사운드 오프 뮤직’이 음악과 자연을 어우르는 독특한 힐링의 효과를 준다며 계속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에 서서 보면 관중을 넘어 아름다운 산록만 눈에 들어온다며 그것이 트랩 대위에게는 그처럼 중요한 의미를 지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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