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는 폐로 과정의 일부일 뿐…앞으로 30년 더걸린다

현재 2~3기 사이…오염수 탱크 줄여 부지 확보하는 것이 우선

원자로 속 연료·방사능 물질 덩어리 제거하는 3기가 가장 오래 걸려


일본 정부가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 쌓인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한다. 바닷물로 희석해 방사성 물질 농도를 기준치 아래로 떨어트린 다음 해저 터널을 통해 첫회분으로 하루 460톤씩, 17일간 흘려보낸다는 계획이다.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채 보관 중인 오염수는 약 134만 톤. 탱크 1000통이 넘는 양이다. 이 1000통을 다 비우면 오염수 문제는 끝이 나는 걸까?

◇오염수 해양 방류는 폐로 공정의 한 단계일 뿐

사실 오염수 방류는 '폐로(閉爐)' 작업을 위한 과정 중 일부에 불과하다. 폐로란 영구 정지된 원전 내 오염물질과 발전소 건물 자체를 없애는 작업이다. 

지난 2017년 9월 개정판 중장기 로드맵에 따르면 폐로 작업은 제1~3기(期)를 거쳐 진행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후쿠시마민유는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심한 배경에는 "제1 원전 부지 내에 쌓여만 가는 탱크가 폐로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에 동반한 쓰나미 여파로 빗물과 지하수가 원자로에 섞여 들어가며 발생했다.

냉각 기능이 고장 난 원자로 안에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부분인 '노심'이 녹아내려 방사성 물질 덩어리인 '데브리'를 형성했다. 이 데브리는 아직까지 제거되지 않았으며 하루에도 약 100톤의 오염수를 생성하는 원인이 됐다. 한때는 하루에 오염수가 500톤씩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탱크에는 방사성물질 농도를 리터당 1500베크렐 이하로 떨어트리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친 오염수가 담긴다. 도쿄전력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ALPS 시운전을 개시했다.

하지만 ALPS로는 트리튬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삼중수소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오염수는 현재 진행형으로 무한 생성 중이다. 탱크 전체 저장 용량의 98%가 가득 찬 상태이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100%에 도달할 전망이다.

산케이신문은 "순조로운 폐로 작업을 위해서는 1000통이 넘는 탱크 수를 점점 줄여 여유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폐로, 어디까지 진행됐고 언제 끝나나

현재 폐로 작업은 2~3기 사이를 지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목표는 7년 안으로 오염수 발생량을 하루 100톤 정도로 억제하고, 2024년까지 원자로 건물에 고인 오염수를 2021년 말의 반 정도로 줄이는 것이다.

우선 올해 안으로 1호기에 대형 커버를 설치하는 등 사용이 끝난 연료를 제거한다. 오는 2031년까지는 1~6호기에 잔류하는 연료를 모두 제거할 예정이다.

오염수를 생성하는 데브리 제거 작업은 이르면 올해 후반부터 착수한다. 밖으로 빼낸 데브리는 구내에 신설 예정인 보관 설비에 보관한다.

그밖에 폐로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이 묻은 파편들도 적절히 보관할 수 있는 폐기물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NHK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고체 방사성 폐기물 부피만 47㎥에 이른다. 1~6호기 원자로 해체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은 예측 불가능하다.

정부와 도쿄전력은 전체 폐로 과정을 최장 40년에 걸쳐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종료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폐로에 걸리는 시간은 오염 물질이 남은 시설을 곧바로 해체할 것인지, 일정 기간을 두고 방산선량을 낮춘 다음 철거할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만약 진행 도중 지진과 같은 또 다른 재해에 맞닥뜨리면 기간이 더 연장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전반적 사정을 고려하면 일본 정부가 2041~2051년쯤으로 예상하는 폐로 작업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

한편 일본 정부는 폐로 과정을 진행하는 동시에 오는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으로 인한 전력 공급을 전체의 2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현재는 4%대 수준에 그친다.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원전 활용을 억제해 온 기조를 180도 전환한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탈탄소 기본 방침을 각의 결정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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