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어민 반대에도 "안전하다"며 방류 공식 결정…향후 절차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 쌓인 방사능 오염수를 24일부터 바다에 방류하기로 22일 각의 결정했다. 지역 어민들의 반대가 여전하지만 강행 처리했다. 

실제 방류에 앞서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일본 정부의 주장과 국내외 여론을 되짚어 본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이 섞인 오염수가 발생한 원인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다. 후쿠시마를 덮친 쓰나미의 여파로 원전 내부 냉각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

통제되지 않은 뜨거운 열기는 핵분열 연쇄 반응이 이뤄지는 '노심'을 녹여버렸다. 이른바 '멜트 다운(Melt Down·노심 용해)' 현상이다. 노심에서 흘러나온 핵물질 덩어리인 '데브리'는 지금도 원전 내부에 남아 하루에 100톤가량의 오염수를 끊임없이 생성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렇게 발생한 오염수를 세슘 흡착장치 및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등을 사용해 수중 방사성 물질 농도를 1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떨어트린다. 일본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이렇게 희석 과정을 거친 오염수를 탱크에 담아 '처리수'라고 부른다. 물속에 삼중수소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의 과학 기술로 삼중 수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염수를 담은 탱크는 1000통 이상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저장 가능한 용량의 98%가 찬 상태로, 도쿄전력은 2024년 2~6월 사이 남은 탱크가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방류는 탱크가 가득 차기 전인 이달 24일 개시되는데, 해저터널로 원전 앞 1㎞ 해역으로 방사능 오염수를 흘려보내게 된다.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보관해온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작업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계획의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한 한일 당국의 실무협의도 최근 모두 마무리되면서 우리 측 전문가의 방류 점검과정 참여 여부 등에 대해 일본 측이 곧 공식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보관해온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작업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계획의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한 한일 당국의 실무협의도 최근 모두 마무리되면서 우리 측 전문가의 방류 점검과정 참여 여부 등에 대해 일본 측이 곧 공식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정말 안전할까? 일본 정부의 주장은

일본 경제산업성은 자체 웹페이지를 통해 'ALPS처리수'는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을 안전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 정화한 물"이라 표현하고 있다.

"삼중수소 역시 안전 기준치 충족을 위해 처분하기 전에 해수로 많이 희석시킨다"며 "따라서 환경 및 인체에 대한 영향은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주장의 근거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작성한 보고서다. IAEA는 지난 7월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며 "방류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결론지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IAEA 보고서를 '과학적 명분'으로 삼고 있다. 다만 IAEA의 보고서 1면에는 "보고서 사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주의 사항이 포함돼 있다.

IAEA는 향후 후쿠시마 원전 내부에 설치된 사무소에 직원을 상주시켜 "마지막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감시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상이 감지되면 곧바로 방류를 중단시키기로 했다.

◇"관계자 이해 없이는 방류 없다"던 日 정부의 약속은?

후쿠시마 및 주변 지역의 어민들은 '풍평 피해'를 걱정하며 오염수 방류에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 풍평 피해란 원래 허위 사실 유포나 허위 보도로 인한 피해를 일컫는 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2022년 후쿠시마 어민의 어획량은 대지진 이전인 2010년의 20% 수준에 그쳤다.

 

오염수가 방류된 후 후쿠시마 어민들의 현실은 더 가혹해질 전망이다. 일본산 수산물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중국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성 물질 전수 조사는 물론 기타 품목에 대한 통관 절차까지 강화하고 나섰다.

2번째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많이 하는 홍콩 정부도 방류가 시작되면 후쿠시마·미야기 등 10개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닛케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의 대중 수산물 수출 금액은 871억 엔(약 7995억 원), 홍콩은 755억 엔(약 6930억 원))이다. 비율로 따지면 중국과 홍콩이 일본 수산물의 40% 이상을 사들인 것이다.

후쿠시마현(県) 이와키시(市) 어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난 7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을 만나 "중국 등 외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불안함"을 호소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 21일 막판 설득에 나섰지만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 연합회(전어련) 회장은 끝까지 "반대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대로 방류를 강행한다면 지난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에 대해) 어떤 처분도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스스로 깨는 셈이 된다.

 

정부가 준비한 배상안은 크게 2가지다. 풍평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300억 엔(약 2750억 엔)을, 어민 지원 사업을 위해 500억 엔(약 4584억 엔)을 마련했다.

어업 현장에서는 "배상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는 성토가 나온다.

후쿠시마현 소마시의 60대 어민은 마이니치신문에 "줄곧 선조 대부터 내려온 어업을 미래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아무리 반대해도 무리다. 처음부터 정부의 생각은 하나로 정해져 있었다"며 "(일본이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지 통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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