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헝다의 파산신청, 중국 부동산 위기의 시작일 뿐"
- 23-08-21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파산 보호 신청은 지난 30년 간 중국의 눈부신 성장을 뒷받침한 '총력 성장(growth-at-all-costs)' 모델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미국 CNN이 1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한 때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그룹은 중국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수십년 동안 비약적으로 몸집을 불리며 부채를 키웠다. 하지만 2021년 중국 지도부가 정책 규제를 강화하자 이에 따른 자금이 고갈되면서 헝다가 부동산 기업의 집단 디폴트의 서막을 열었고 부동산 시장은 내림세를 걷기 시작했다.
◇헝다에 무슨일이?
헝다의 하락세는 2021년 시작됐다. 앞서 중국 당국은 부동산 디레버리징의 필요성이 부각되자 2020년 8월부터 대형 부동산 업체에 대해 부채 비율을 낮추고 현금 보율 비율을 높이라는 지침을 비롯해 여러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중국 내 여기저기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입주가 늦춰지는 아파트 단지들이 속출했고, 부동산 가격은 팬데믹 여파 등과 맞물려 하락세로 전환했다. 부채가 3000억달러(약 403조원)에 달했던 헝다는 부채를 갚을 만큼 신속하게 현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헝다는 결국, 2021년 12월에 디폴트에 빠졌고 이는 시장 패닉을 불러왔다. 현재까지도 중국의 방대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못했을 정도로 디폴트 사태는 잇따랐다. 또 '선분양' 구매자들은 집은 받지 못한 채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됐다.
이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역외 부채를 구조조정하려고 시도한 것은 중국 금융권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헝다는 지난 17일 맨해튼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를 요청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역외 자산의 압류를 막고,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함이다. 헝다는 현재 190억 달러의 역외 부채를 갖고 있고, 파산보호 절차 진행에는 시간이 걸린다.
◇다음 파산 신청 업체는?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고통의 시작일 뿐이라고 CNN은 전했다. 중국 내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디폴트에 빠졌다. 주택 수요는 감소한 가운데 현금 확보는 어렵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약 30만 명을 고융하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부채와 관련해 이자 지급 의무를 2차례 이행하지 못하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회사 측은 "다양한 부채 관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우이위안의 회사채에 대해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매우 높은 위험"을 갖고 있다면서 지난주에 등급을 강등한 바 있다. 채권 총액은 157억200만 위안(약 2조8700억원)인데 이 중 만기 시점이 가장 이른 것이 오는 9월 초다.
◇고전하는 중국 경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 경제 활동의 30%를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으며, 가계 재산의 3분의 2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
하지만 3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 제로' 규제로 중국의 경제성장이 위축됐고, 소비자들은 높은 실업률과 부동산 가치 하락에 직면해 신규 주택 구입을 꺼리고 있다.
올해 초 잠깐의 활동 증가 이후 중국의 경제 엔진은 흔들리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3% 하락했다. 소비자물가는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냇다. 청년실업률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중국 당국은 7월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소매 판매, 수출 수요, 공장 생산은 모두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구제 가능성은?
중국 정부는 주택 수요를 늘리고 개발업체들이 현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비대해진 부동산 업계에 대해 국가가 지금을 지원하는 대규모 구제 금융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2월 열린 공산당 고위 간부 회의에서 "역사적 관점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꾸준히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주요 정책인 '공동부유'와 녹색경제, 사회주의 가치 수호가 중국 발전의 주춧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는 지난 15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공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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