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에도 못 피했다" 망언한 하와이 마우이 관리 사임

"쓰나미 발생한줄 착각, 높은 지대로 대피했을 것"

정치권 "섣부른 판단", "모욕적" 비판 쇄도에 결국 사퇴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섬의 비상사태 책임자가 "비상 사이렌이 울렸어도 주민들이 산불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란 망언에 결국 사임했다.

CNN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17일(현지시간) 마우이섬 비상관리국(EMA)의 허먼 안다야 책임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면서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이 자리에 담당자를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마우이 비상관리국의 책임자인 안다야는 기자회견에서 '경보를 울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옥외 경보를 울리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답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경보 사이렌은 주로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사용된다. 경보가 울릴 경우 사람들은 더 높은 지대로 향하도록 재난 훈련을 받는다"면서 "경보음이 울렸다면 많은 주민들이 내륙으로 들어가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 이후 정치권에서는 안다야를 향한 비판이 쇄도했다. 마지 히로노 하와이 상원의원(민주)은 부실 대응에도 안다야가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섣부른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앵거스 맥켈비 하와이주 상원의원(민주)도 안다야의 대응이 '모욕적'이라면서 "쓰나미를 위한 경보가 아닌, 재난 사이렌이다. 그는 사람들이 무식해서 경보를 들으면 고산지대로 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했다.

마우이에서 지난 8일 발생한 산불로 현재까지 11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실종자 수가 1300여명에 달하는 만큼 사상자가 크게 늘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사망자가 현재 111명에서 2~3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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