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이 산불 사망 55명으로…물에 뜬 시신들도 계속 발견
- 23-08-11
세계적인 휴양지 하와이에서 두 번째로 큰 마우이섬이 화마에 휩싸이면서 11일(현지시간) 기준 사망자 수가 최소 55명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소방당국은 산불이 80% 정도 진화됐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마우이섬의 건물 1700여채가 불탔고, 라하이나에서만 270여채의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다.
하와이 경찰서장은 피해 지역에서 전기와 통신 서비스가 끊긴 뒤 주민들이 이탈했으며 행방불명된 이들의 숫자가 1000명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CNN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그 지역 최대 재난이었던 1960년 쓰나미 희생자 61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와이는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가 됐지만 1년 후 쓰나미가 하와이 제도서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를 덮쳤다.
그린 주지사는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해 과도한 공황상태를 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화재에 휩싸였던 수백 채의 가옥에 (수색차) 들어가면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의 유해를 찾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해안가를 따라 식당과 상점이 늘어서 있던 프론트 스트리트는 완전히 파괴됐다. 그린 주지사는 이를 "마치 폭격을 당한 것 같았다"고 표현하면서 라하이나가 사실상 모든 건물을 다시 지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수 년이 걸리고 수십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큐웨더는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액을 80억~100억달러(약 10조6000억~13조2000억원)로 잠정 추산했다.
화재가 발생한 마우이섬에는 불길을 피해 바다로 뛰어든 이들의 시신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아자 커크시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약 100명의 사람들이 산불이 라하이나로 빠르게 번졌을 때 불길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물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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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산불이 발생해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으로 크게 번진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에 불에 타 폐허로 변한 주택과 건물이 보인다. 2023.8.11 |
커크시는 해안 경비대 선박이 물에서 50명 이상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CBS에 따르면 사망한 사람도 많아 한 주민은 "우리는 물 위나 방조제에서 여전히 시신들을 발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을 끌어내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난 우리가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은 인근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의 강풍을 타고 해안가 마을인 라하이나를 빠르게 집어삼켰다. 당시 불의 확산이 너무 빨라 많은 사람들이 대비하지 못해 거리에 갇히거나 불을 피해 바다로 뛰어들어야 했다.
마우이 카운티는 관광객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떠날 것을 요청해 이미 수천명이 마우이를 떠났고 밤새 1400명이 공항에서 대기하며 탈출을 기다렸다. 마우이섬은 휴가철 하와이주 방문객의 약 3분의 1이 가는 곳이다. 빅아일랜드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지만 10일 화재가 진압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산불이 건조한 초목과 강한 바람, 낮은 습도 등 여러 조건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크레이그 클레멘츠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주립대학 산불종합연구센터 소장은 "산불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마우이섬에서 일어난 게 놀랍다"며 "라하이나에서 발생한 산불은 동쪽 가장자리에서 시작돼 빠르게 서쪽의 바다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마노아 소재 하와이대학의 산불관리 전문가인 클레이 트라워니히트는 과거 하와이는 산불이 드물었지만 1990년대에 오래된 농장과 목장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산불이 잦아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빈 휴경지를 불에 잘 타는 외래종 풀들이 차지하면서 화재가 더 잘 일어나는 땅으로 변질됐다는 설명이다.
구조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나무와 잔해를 치우며 생존자들이나 사망자들을 찾고 있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시장은 피난민들에게 구조 작업이 지속되는 동안 피해 지역으로 돌아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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