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왕 차남 27년만에 귀국…"왕위 계승" 추측에 태국 술렁[피플in포커스]

 

국왕과 둘째 부인서 태어나…왕실 지위는 없어

 

정치 교착 상태서 방문…'왕실복귀' 가능성 촉각

 

태국 국왕의 둘째 아들 바차라에손 위왓차라웡이 해외 생활 27년만에 귀국해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바차라에손은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과 그의 둘째 부인 수짜리니 위왓차라웡에서 태어난 차남으로 부모의 이혼 이후 왕족에서 폐위된 바 있다.

그런 그의 갑작스러운 귀국에 그가 아직 공식 후계자가 지정되지 않은 왕실에 복귀해 왕위 계승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등의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며 술렁이는 분위기다.

9일 아사히신문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바차라에손은 태국을 떠난 지 27년만인 지난 6일 방콕에 도착했다.

이튿날에는 유명 관광지인 왓 프라깨우 사원과 소외계층을 위한 보육원 등 방콕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만났다.

바차라에손은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며 "27년이라는 긴 세월을 떠나있었는데 다시 돌아와서 꿈만 같다"며 "오랫동안 해외에 있었지만 단 한번도 내가 태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은 적 없다"고 말했다.

 

바차라에손은 미국에 머무르며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태국에서 약 1주일간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왕실은 그의 행보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바차라에손은 라마 10세와 둘째 부인 쑤짜리니 사이에서 태어난 5남매 중 둘째 아들이다.

배우 출신인 쑤짜리니는 라마 10세가 왕세자였던 시절인 1994년에 결혼했고 2년 후 그와 이혼하며 자녀들과 해외로 떠났다.

이후 태국 왕실은 쑤짜리니와 자녀들의 왕실 지위를 박탈했다. 다만 막내딸 시리완나와리 공주는 귀국해 왕실에 복귀했다.

바차라에손은 구체적인 귀국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태국 정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온 점이 의미심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태국 의회에서는 지난 5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전진당 주도의 연립정부 구성이 군부와 보수 진영에 막힌 상태다.

 

전진당은 왕실모독죄 폐지를 내세웠지만 태국에서 왕실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른 만큼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가디언은 "이런 교착 상태는 왕실의 지위가 태국 정치의 새로운 단층선이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교토대학교 동남아시아 연구센터의 파빈 차차발퐁푼 부교수는 바차라에손이 이때 방문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며 "왕실 공식 행사와 비슷한 그의 방콕 일정은 왕위 계승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라마 10세는 아직 공식 후계자를 지정하지 못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장녀 팟차라끼띠야파 공주는 지난해 12월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에 따른 심장 염증으로 쓰러진 뒤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리완나와리 공주가 병상에 있는 언니를 대신해 태국의 왕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

 

태국은 입헌군주제지만 국왕은 여전히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바차라에손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차차발퐁푼 부교수는 군부 등 왕실파가 바차라에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그가 개혁적일지 보수적일지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라마 10세는 세 번 이혼한 뒤 2019년 대관식을 앞두고 왕실 근위대장 출신 수티다 왕비와 결혼했다.

또 같은해 육군 소장 시니낫을 후궁으로 맞기도 했다. 국왕에게는 총 7명의 자녀가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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