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홈리스들, 시애틀로 쫓아내려고?

앵커리지 시장 홈리스에 시애틀행 편도비행기표 제안해 논란 

알래스카 홈리시 절반 정도는 원주민 부족으로 '본토 출신 아냐'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데이브 브론슨 시장이 시내 홈리스들에게 시애틀 등 상대적으로 따뜻한 도시로 떠날 편도 비행기 표를 주겠다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알래스카 지부는 혹독한 겨울철이 다가오자 각급 지도자들이 또다시 중구난방으로 홈리스 대책을 운위한다며 브론슨의 ‘공짜 비행기표’ 제안은 대책이 아닌 일탈이라고 꼬집었다.

앵커리지 시의회의 크리스토퍼 콘스탄트 의장은 브론슨의 제안이 문화적으로 무신경한 언동이라며 “이 땅이 홈리스들 땅이고 데나이나 땅인데 그들을 어디로 보내겠다는 말이냐”고 힐난했다. 앵커리지의 홈리스는 약 3,150명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43%가 앨류트 등 알래스카 원주민이다.

알래스카엔 길고 긴 겨울동안 영하의 맹추위가 며칠씩 이어지고 쿡 인렛 쪽에서 삭풍이 항상 불어 닥친다. 당국은 지난겨울 홈리스 8명이 동사했다며 이는 역대 가장 많은 희생자 수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시당국은 홈리스 500명을 수용했던 실내경기장을 폐쇄하고 원래 용도인 아이스하키 경기와 콘서트 행사장으로 전환했다. 홈리스들의 공공연한 마약사용과 폭행, 쓰레기 투기, 주택가 침입 등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보수계열인 브론슨 시장과 진보성향인 시의회가 홈리스 대책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데다 예산도 부족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브론슨 시장이 대규모 보호소를 건축할 계획을 세웠으나 청부업자와의 계약이 시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산되기도 했다. 앵커리지의 홈리스 보호소 수용 규모는 총 614명이지만 현재 빈자리가 없는 상태이다.

앵커리지의 여름도 홈리스들에겐 안전하지 못하다. 시정부가 실내경기장 폐쇄 후 공원에 설치한 홈리스 천막촌에 곰들이 몰려와 관계 공무원들이 4마리를 총격해 사냥했다.

브론슨 시장은 일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홈리스들에게 타 도시 행 비행기 표를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굽히지 않고 있다. 1인당 숙식비로 하루 100달러 정도씩 주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홈리스들이 어디로 갈 것인 지에는 관심이 없다며 “내가 할 일은 그들이 앵커리지의 길거리에서 죽지 않게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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