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처럼 지역 밝혀"…트위터 'X' 구조물에 빛 공해 민원 빗발

시 당국, 무허가 건축물 여부 조사…옥상 구조물 추락 위험도 제기돼

'텍사스 이전설' 일축한 머스크…사옥 불법개조 등 기행 탓에 '눈살'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상징이었던 '파랑새'를 버리고 최근 알파벳 'X'로 사명과 로고를 바꾼 것을 계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새로 설치한 대형 구조물을 두고 지역 주민들의 '빛 공해'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시(市) 건물검사국은 X 본사 옥상에 세워진 구조물이 건축 허가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패트릭 한난 검사국 대변인은 지역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구조물을 설치하려면 사전에 계획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민원이 제기된 만큼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은 X의 구조물이 밤새 환하게 빛나는 바람에 일상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방송 엔지니어는 지역방송 KTVU과의 인터뷰에서 "28일 오후 11시경에 이 구조물이 밝기를 최대로 내뿜어서 마치 대낮처럼 지역 전체를 밝혔다. 거실에서 보려고 했던 영화를 볼 수 없을 정도라 (TV를) 아파트 반대편으로 옮겨야 했다"고 말했다.

구조물이 건물 옥상에 위태롭게 올려져 있어 지나가는 보행자들을 덮칠 것을 우려한 주민도 있었다. 지난달 24일에는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인도 보행자 보호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구조물 설치 작업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주민들의 민원 세례와 샌프란시스코 당국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X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샌프란시스코를 향한 애정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머스크는 29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여러 곳에서 본사를 이전하면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도시는 여러 회사가 줄줄이 떠나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놓여있다"며 "비록 다른 사람들이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를 버릴지라도 우린 언제나 친구로 남아있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440억달러(약 56조원)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한 이래 머스크가 X 본사를 텍사스주(州)로 이전할 것이란 관측이 파다했지만 이를 직접 일축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와는 달리 텍사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에 인건비가 저렴한 데다 개인소득세와 법인세가 전혀 없어 미국 기업들에 실리콘밸리 대체 부지로 각광받았다.

머스크도 세제 혜택과 코로나 팬데믹 당시 캘리포니아주의 엄격한 방역 정책을 피해 지난 2021년 12월 테슬라 본사 주소지를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기고 이곳에 전기차 생산시설을 확충했다. 지난 3월에는 오스틴 외곽에 계열사 임직원 사택으로 여의도 면적 5배(14.1㎢)에 육박하는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탈(脫)실리콘밸리 현상은 빅테크 기업 전반에서 벌어져 오라클, 휴랫팩커드(HP), 팔란티어, 캐터필러 등이 캘리포니아를 떠나 텍사스로 본사를 옮겼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시작된 재택근무 문화까지 정착돼 근로자들이 교외로 이주하자 실리콘밸리의 관문으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는 도심 공동화 현상과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머스크가 X만큼은 샌프란시스코에 남기겠다는 결정을 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머스크가 비용 절감을 한다며 샌프란시스코 본사 건물의 임대료를 체납해 건물주로부터 소송을 당하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밤샘 근무를 강요하며 사옥 내부를 침실로 개조해 시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전례가 있어 갑자기 나타난 대형 구조물이 주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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