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족 두 번째 부인으로 사는 일본 여성…"화장실 이용이 제일 힘들어"
- 23-07-31
"마사이족, 상대방 삶의 방식·문화 존중"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유목민인 케냐의 마사이족과 결혼해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된 일본 여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 일본 유명 시사주간지 '분슌(주간문춘)'은 지난 2005년 마사이족 남성과 결혼식을 올린 나가마쓰 마키(55)와의 인터뷰를 두 차례에 걸쳐 실었다.
나가마쓰가 처음 케냐를 찾은 건 1989년, 21살 때다. 20살부터 일본의 여행 가이드인 첨승원(添乘員)으로 일한 그는 사다 마사시의 노래 '바람에 맞선 사자'를 듣고 아프리카로 향하기로 결심했다. 이 노래는 아프리카에 의료 활동을 떠난 일본인 의사가 일본에 두고 온 애인에게 쓴 편지를 노래로 만든 곡으로, 소설과 영화로도 제작됐다.
그는 케냐 첫 방문을 '최악'이라고 회상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거리를 안내해주겠다며 다가온 한 남성이 "지금까지 안내해줬으니 카메라를 내놔라"고 협박한 것. 그래도 섭씨 20도 안팎의 기온은 나가마쓰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는 케냐 현지에서 마타투(합승 미니버스. 봉고차를 개조한 모습으로 케냐의 대표적인 이동수단)를 직접 몰기에 이른다.
나가마쓰는 "'바람에 서는 사자'에도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현실을 담은 가사가 나온다"며 "진짜 눈으로 보면 어떨지 궁금했고, 케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가마쓰는 몇 해 뒤 마타투 매니저였던 케냐인과 결혼해 귀국했지만, 남편이 일본 생활에 적응을 어려워해 곧 갈라섰다.
나가마쓰는 "어쨌든 1990년대 케냐는 개발도상국이라 선진국에 대한 동경이 굉장했다. 선진국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부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 나이로비의 젊은이들은 좋은 차를 타고, 최첨단 휴대전화를 가지는 등 물질적 풍요로움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가치관이 강했다"며 "그런 데 전혀 흥미를 나타내지 않고 가족에 가치를 두던 게 마사이족이었다. 마사이족을 만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나가마쓰는 1996년 본격적으로 케냐에 이주했다. 현지 여행 가이드로 일하며 일부 개방된 마사이족 마을을 방문하기도 했다.
마사이족이 성인식을 진행하는 모습.(나가마쓰 인스타그램 갈무리). |
마사이족에 깊이 빠지게 된 계기이자 지금의 남편 잭슨을 만난 건 마사이족의 성인식을 보러 갔을 때다. 마사이족 남자 청소년들은 16세가 되면 성인식의 일환으로 할례를 받고, 1~2개월 가족과 떨어져 살며 집단 훈련을 받는다. 다만 정착 생활을 하는 마사이족이 늘며 일부 절차는 생략하기도 한다.
나가마쓰는 "가장 화려하고 어려운 시절을 졸업하는 자랑스러움, 외로움 등이 섞여 남자들이 울음을 터뜨렸다"며 "그것을 보며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중 가장 '와일드한 남자'가 잭슨이었다. 그때 어른이 되기 위한 수행을 10년 가까이 하고 있던 직후였는데, 아직 인간 사회로 내려오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접근하기 어려운 아우라를 뿜었다"고 말했다.
성인식을 보고 난 뒤 나가마쓰가 가장 많이 했던 혼잣말은 "넌 왜 마사이족이니?"였다. 상사병 아닌 상사병에 걸린 나가마쓰는 자신이 성인식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 주변 마사이족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들에게 "잭슨을 보면 내가 사진을 주고 싶어한다고 전해달라"고 했고, 실제로 잭슨은 다음날 나가마쓰가 묵고 있던 호텔로 찾아왔다. 공통 화제가 없던 탓에 나가마쓰는 성인식이 매우 감동적이었다는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괜찮다면 우리 마을에도 놀러 오라'는 잭슨의 권유에 마을을 찾았고, 마을 장로가 결혼 얘기를 꺼냈다. 잭슨에게는 이미 첫 번째 부인이 있던 터였다. 더군다나 나가마쓰는 세계 각국을 다니는 여행 가이드였기 때문에 "집에 있을 일이 별로 없는데 마사이족과 결혼하는 것이 가능한지 고민된다"고 묻자, 장로는 "일이 있을 때는 당신의 삶에 보람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면 되고, 일이 없을 때는 마을로 돌아오면 된다"고 답했다.
나가마쓰는 마사이족 생활에 불편함은 없느냐는 물음에 "화장실이 밖에 있다는 게 힘들다"며 "야생동물이 있는 밤에는 특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또 "소똥으로 된 전통 가옥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는데, 온몸에 200군데 정도 벼룩에 찔렸다"며 "벌레가 많은 건 신경 쓰이지 않아서 살 수 있겠지 싶었는데 마사이족과 똑같이 살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들과는 피부의 질, 내성 모두 다르더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사이족은 상대방의 삶의 방식이나 문화를 매우 존중한다. 그들과 같은 집에 살지 않아도 되고, 같은 것을 먹지 않아도 된다. 그들에게는 같은 것을 한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라며 "많은 분들이 이런 마사이족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나가마쓰는 지난 2014년 <내 남편은 마사이 전사>를 펴낸 뒤 일본 곳곳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남편의 이름을 딴 잭슨교육기금 등 케냐 현지인들을 위한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워싱턴주음악협회 올해 정기연주회 젊고 밝고 맑았다(+영상,화보)
- FWYSO 2만4,600여달러 장학기금 모았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4)
- KORAFF 한인입양가족재단 한국문화축제 연다
- 타코마한국학교, 특별한 한국어 여름학교 캠프 연다
- KWA대한부인회 평생교육원 봄학기 수료식
- UW 한인 이수인교수 삼성호암상 받았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일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박3일 캠핑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일 토요산행
- <속보>아동성폭행 타코마 한인군인, 택시기사 살해혐의로도 기소돼
- 600명 ‘코리아 나이트’서 스트레스 확 날렸다(+영상,화보)
- K-SCAN 한인상공인 길잡이 역할 돋보인다
- [화보] 코리아나이트 신나고 재미있었다
- 벨뷰통합한국학교 전통혼례식 "참 멋있어요"(+영상,화보)
- “FWYSO 봄 연주회에 한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UW동아시아도서관, 김봉준 작가 초청 행사
- [기고-샘 심] 제44선거구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이유
- 오리건 한인, 어머니 숨지게 한 양로원에 1,000만달러 소송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 [서북미 좋은 시-이춘혜] 나그네 길에 길동무
시애틀 뉴스
- 긱하버 퍼레이드행사서 급발진해 5명 부상(+영상)
- 시애틀경전철 무임승차 단속 강화하니 "조심해야"
- 일부 페리 탑승대기 시간 길어졌다
- 오리건 해안 홍합채취 금지됐다
- 코스트코 핫도그 가격 '1.50달러' 안올린다
- 시애틀찾은 연방의무감 "고독은 전염병, 우리 모두 대처해야"
- 워싱턴주지사 출마한 퍼거슨장관 공직자 윤리위반 시비
- 워싱턴주 식당서 오늘부터 플라스틱용기 사용금지된다
- 워싱턴주 차나 주택 보험 왜이리 비싼가? "보험료 인상이유 밝혀라”
- 시애틀경찰국장은 ‘파리목숨’인가? 디아즈 국장 해임 놓고 논란
- 아마존 드론 장거리 배송 승인 얻었다
- 애드리언 디아즈 시애틀 경찰국장 잘렸다
- 시애틀지역 집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뉴스포커스
- 전 보듬 직원 "강형욱 한창 잘나가던 때, 정읍까지 부친상 조문 왔다"
- '가스 폭발' 기억하고 있는 포항 시민들 "산유국 되나" 들썩
- 백종원 찾은 청도 '그 맛집'…"밀양 성폭행범이 돈 없어 살려달라 해 고용"
- 참치김칫국·감자수제비…김호중 '서울구치소' 식단에 누리꾼 "잘 나오네"
- 尹 "동해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 가능성…내년 상반기 중 결과"
- 최-노 '세기의 이혼' 판결에 등장한 '정경유착史'…'비공개' 원칙 어겼나
- 서울경찰청장 "민희진 조사하면 윤곽 나올 것…차두리 명예훼손 곧 결론"
- 대통령실, '尹 격노설' 관계자발 보도에 '부정확' 선 그어
- 의협 "의사 총파업 투표"…동네의원 "국민 반감만 커질 것"
- 22대 국회 개원했지만…가상자산 '2단계 입법' 첩첩산중
- 면세업계, 임대료·송객수수료 딜레마…"하반기엔 웃을까"
- '세기의 이혼' 판결에…쇄신 나선 SK그룹 사업 재편 영향권
- 이준석 "여당이 '김정숙 특검법' 발의?…두 글자로 줄이면 생쇼"
- 큰 싸움 예고한 의협…"4~7일 총파업 회원투표"
- 5㎏짜리 '오물풍선' 서울서만 96개…차량 유리도 파손
- "밀양 여중생 성폭행범, 딸 낳고 맛집 운영…백종원도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