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너무 힘들어, 오늘 4만3,000보 걸었어"…숨진 코스트코 직원 마지막 말
- 23-07-31
조문 마친 사측, 직원들에게 "병 숨기고 입사했지" 막말
폭염 속에서 쇼핑카트(장보기 수레) 관리 업무를 하던 중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코스트코 하남점 직원 김동호(29)씨가 숨지기 전 어머니에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인의 아버지 김길성씨는 3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아들이 숨지기 이틀전인 "지난 6월 17일 토요일 집으로 오자마자 대자로 눕더니 엄마한테 '엄마 나 오늘 4만 3000 보 걸었다'며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들이 격무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아들이 그날(6월 17일) 12시에 출근해서 1시간 연장근무까지 하면서 밤 10시에 일을 끝냈는데 10시까지 4만 3000보, 26㎞를 무거운 철제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작업했더라"며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근무환경과 관련해 김씨는 "아이스박스는 층마다 구비돼 있는 것으로, 냉풍기는 돌아가다 안 돌아가다 하는 걸로 알고 있으며 공기순환장치는 제가 두 번 방문했었는데 그 전보다는 크게 틀어놨지만 그것도 계속 틀어놓는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위에 지친 근무자들이 열을 식힐 마땅한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고인의 사인이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나왔지만 코스트코 대표와 간부가 빈소에서 '병 있지, 병 있지. 병 있는데 숨기고 입사했지'라고 막말을 했다는 지점에 대해 김길성씨는 "조문을 마치고 난 다음에 대표이사가 직원들 앞에 가서 '원래 병 있지 병 있지' 하고, 또 다른 한 분은 '원래 병이 있는데 속이고 입사했지' 이런 식으로 막말을 퍼부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또 "사측이 처음에 병사로 몰고 가기 위해서 장례 치르고 난 다음에 고혈압으로 사망했다, 지병이 있어서 사망했다, 심지어 자살까지 했다, 저희가 합의했다는 소문이 돌아 저희는 이 부분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언론 등에 호소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직원 2명이 노동청 조사 때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가 대동, 직원들이 제대로 정확하게 진술을 못했다라는 말을 다른 직원한테 전해 들었다"며 "이는 입막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분개했다.
이어 "직원들이 선임계를 동의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임의로 직원 2명 이름을 기재하고 선임계를 제출했다더라"며 "이는 범죄행위다"고 반드시 잘잘못을 밝혀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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