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골프와 신앙생활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골프와 신앙생활 

 

[‘골프 천재’ 리디아 고(26ㆍ뉴질랜드)가 2023년 7월 17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다나 오픈(총상금 175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프리퍼드 라이 규칙을 착각해 7벌타를 받고 7오버파 78타를 기록, 공동 65위(1오버파 285타)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가 열린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는 전날 경기가 45분 지연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마지막 날 1번 홀(파4)과 10번 홀(파4)에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했다. 

LPGA투어에서는 대개 1클럽 길이 이내에 공을 옮겨 놓고 칠 수 있도록 한다. 로컬 룰이 적용된다는 고지는 스코어카드를 나눠줄 때, 그리고 대회 게시판, 해당 홀 티잉 마크 옆에 이중삼중으로 한다.

리디아 고는 코스 전체에 이 규칙이 적용되는 것으로 착각해 3번과 7번, 9번 홀에서도 공을 옮겨 놓고 쳤다.](2023년 7월 17일자 조선일보에서 발췌)

현재 세계 랭킹 3위에 오른 리디아 고가 상상을 초월하는 규칙 위반으로 7타수를 잃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날따라 리디아 고의 캐디가 함께 하지 못해 임시로 캐디를 고용했는데 그는 불행하게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리디아 고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입니다. 

골프는 코스가 존재하는 그대로, 공이 놓여 있는 그대로 경기를 해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운동입니다. 그것을 위반하였을 때는 실격 당하거나 벌타를 받아야 하는 불유익을 당합니다. 그래서 경기를 하는 선수나 그 선수를 돕는 캐디는 순간도 방심하지 않은 채 긴장하면서 경기를 운영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에게는 믿음이 매우 중요합니다. 믿음이 없이 교회에 다니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 아무런 유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성도들에게 가장 소중한 믿음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믿음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규칙을 내 마음대로 적용하지 않고 규칙 그대로를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치 골프 규칙을 따라 선수가 경기해야 우승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의 규칙은 바로 성경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라”는 것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라”고 명령하시는데 하지 않으면, 그리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면 죄가 됩니다. 죄를 범하는 자는 세상에서나 하나님 앞에서 구속(拘束)을 당하게 됩니다. 운동에서 이처럼 정해진 법을 어기면 실격을 당하게 되는 것과 같아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믿음을 잘 유지하고 지켜나가려면 혼자 보다 둘 이상의 공통체가 필요합니다. 리디아 고가 캐디가 없는 탓에 그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스스로 감지하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들의 신앙생활에서도 우리는 늘 이웃들과 예수님의 도우심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라는 말 ‘에클레시아’는 단수가 아닌 복수로 사용됩니다. 혼자서는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비단 신앙생활만이 아닙니다. 사람은 더불어 공존할 줄 아는 쇼설리즘(Socialism)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고 설파하였던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이처럼 사회성을 상실하고 혼자 은둔하며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청년들이 무려 54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함께 할 줄 알고 더불어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그리운 시대가 된 것입니다. 물장구치며 멱을 감고 매미를 잡으러 다니던 친구들이 그래서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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