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교민 두 번 죽이는 한마디 "감염될까 두렵다 들어오지 마라"
- 21-05-02
"감염될까 두렵다. 절대로 한국에 오지 말라"
인도 거주 한국 교민들이 모인 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채팅방에 어떤 한 악플러가 들어와 이런 글을 남긴 채 퇴장했다.
해당 글은 금방 지워졌지만 교민들에 대한 일부의 지나친 욕설과 터무니 없는 비방 때문에 더군다나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민들의 아픔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 확산 추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일 돌파하고 있다. 세계적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인도의 일일 확진자는 40만2110명을 기록해 40만 명을 돌파했다.
인도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 뉴스1 |
우리 정부는 인도 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인도발 입국자들을 막기 위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인도를 오가는 정기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지 교민들의 반발이 나오자 교민 귀국용 부정기 항공편만 운항하기로 했다.
인도 교민들의 코로19 누적 확진자도 120명을 넘어 교민 안전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인도 현지의 의료시스템도 붕괴 직전이라 주재원 가족들 위주로 귀국 하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이번달 부정기 항공편을 6대에서 12대로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교민들은 악성 댓글과 일부의 따가운 시선으로 상처를 받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를 보고 "우리나라 싫어서 떠난 교민들인데 왜 우리가 지원을 해줘야 하나", "세금도 내지 않는데 뭐가 잘났다고 도와줘야 하는가", "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들어올 수 있는데 본인들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 계속 거기 있어라"는 등의 지나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인도에 체류 중인 우리 교민들은 약 1만 여명으로 주로 주재원이거나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교민들로 구성돼 있어 우리 정부는 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해외에서 입국하면 자가격리 2주를 의무화하고 있고 전원 PCR 검사를 하고 있어 철저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8년 동안 인도에서 사업을 해 온 40대 교민 A씨는 뉴스1에 해당 댓글들에 대해 "마치 이민 온 사람들로 착각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주재원으로 회사에서 파견온 사람들"이라며 "나도 25년간 한국에 국민연금, 의료보험, 세금을 다 납부했는데 전세기를 띄운다는 소식에 세금 낭비라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재원으로 근무 중인 다른 교민 B씨는 "우리는 한국에 세금을 내고 있는데 우리들을 한국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처럼 댓글을 달아 많이 속상하다"며 "그 댓글들을 보면 마치 매국노가 된 것처럼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되려 이번에 증편된 부정기 항공기는 값도 평소보다 두 배가량 오른 100만원(편도)으로 예상돼 교민들의 부담이 늘게 된 상황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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