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가리비 中수출 포기"…중국 전수검사에 日어민들 발 동동
- 23-07-20
일본산 해물 팔던 중국 업체들도 원산지 바꾸는 등 대응
빠르면 이틀만에도 오던 해산물, 이젠 2주~한달…포기할 수밖에
중국 해관총서가 일본산 해산물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강화하자 일식이 인기를 끄는 중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특히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큰 가리비와 규슈산 방어 등의 유통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홋카이도와 아오모리산 가리비를 수출하는 해산물 상사인 도요이즈미는 이달 초 아오모리산 가리비 구매를 신청한 중국 업체와의 거래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업체는 당초 냉동 가리비 24톤을 주문했다. 도요이즈미는 견적을 내서 업체 측에 전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회사 대표가 나서서 문의하자 "세관 허가가 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중국 업체와 거래를 트고 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동안 업자들은 사전에 세관당국에 신청해 수입 허가를 받은 뒤 해산물을 사들였다. 중국 업체는 "아오모리산 가리비의 수입 신청이 통과되지 않는데, 아마 오염수의 영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오염수를 올여름 내로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중국은 지난 8~9일쯤부터 일본산 해산물을 전수 검사하기 시작했고,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일본에 대한 대응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한산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2023.7.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해산물의 전수 검사까지는 2주에서 한달이 걸린다. 이 때문에 생선회용 해산물 등 냉장물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되고, 냉동물도 창고 보관료가 들기 때문에 비용이 들게 된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해 가리비 수출액은 약 910억5000만엔(8264억원)으로 전년대비 42.4% 증가했다. 주력 산지는 전체 수출액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홋카이도다. 주요 수출처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가리비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넘는 467억2000만엔어치를 쓸어갔다.
중국 내에서 일본 해산물을 판매하는 음식점들도 곤란해졌다.
상하이 시내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는 중국인 남성은 이달 12일쯤 거래처로부터 일본 생선을 살 수 없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본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메뉴는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생선회에 쓰던 참치는 이전에는 일본 양식물을 사용했지만 지중해산으로 바꾸는 식이다. 또 중국에서도 잡히는 옥돔이나 눈볼대는 피를 빼는 등 신선도를 잘 유지하는 중국 업체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다.
이미 일부 손님들 사이에서는 "일본산은 무서워서 먹고 싶지 않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비판하고 있어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상하이 시내의 한 술집 주인은 공급업체로부터 최소 3주 동안은 일본산 해산물 수입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태 팔아 온 규슈산 방어는 중국산으로 전환했지만 지방 함량이 달라 맛도 다르다. 이 술집 주인은 "손님에게 외면받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말했다. 자주 쓰는 참치는 일본산 냉동물로 바꿨지만 중국이 검사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가격도 올랐다.
또 다른 일식집에서는 빠르면 이틀 만에 도착하던 일본산 해산물을 팔 수 없게 됐다. 히로시마산 굴은 프랑스산으로 전환했다. 이 일식집 주인은 "경기가 별로 좋지 않아 손님이 줄어드는 데 더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대한 농업 및 어업 수출액이 2782억엔(약 2조5280억원)으로 수출 대상 국가 중에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수산물의 수출액은 871억엔(약 7915억원)으로 중국이 일본의 최대 수출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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