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빅3' 시대 끝낸 알카라스, 조코비치 꺾고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
- 23-07-17
스페인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0·1위·스페인)가 노박 조코비치(36·2위·세르비아)와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윔블던을 제패했다.
알카라스는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4시간42분 혈투 끝에 조코비치를 3-2(1-6 7-6 6-1 3-6 6-4)로 제압하고 정상에 섰다.
지난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패해 탈락했던 알카라스는 윔블던 결승에서 설욕에 성공하며 새 시대의 문을 열었다.
또한 지난해 US오픈 우승에 이어 통산 2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세계 랭킹 1위도 사수했다.
이날 알카라스는 1세트 조코비치에게 완벽하게 밀리며 1-6으로 내줬지만,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가져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몸이 풀린 알카라스는 3세트 1게임만 내주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게임 스코어 3-1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13번의 듀스를 잡아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7차례 윔블던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도 그냥 물러나지 않았다. 왼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호소하면서도 4세트를 잡아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의 승자는 알카라스였다. 체력적 우위를 앞세운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의 3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흐름을 가져왔고 이를 끝까지 유지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알카라스의 우승은 오랜 기간 이어진 남자 테니스 '빅3'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남자 테니스는 약 20년 동안 로저 페더러(은퇴),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우승을 나눠가졌다. 한때 이들과 '빅4'로 엮였던 앤디 머리(영국)까지 더해 철옹성 같은 모습으로 다른 선수들의 도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윔블던에서 이들 네 선수가 아닌 선수가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2002년 레이턴 휴잇(은퇴)이후 무려 21년 만이다.
하지만 이들도 세월을 이길 순 없었다. 페더러는 은퇴했고, 나달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머리는 부상을 이겨내고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전성기 때 모습은 아니다. 유일하게 조코비치만 불꽃을 태우고 있었는데 윔블던에서 알카라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조코비치는 이번 패배로 잃은 것이 많다.
윔블던 5연패와 통산 8번째 우승이 날아갔고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 최고령 우승 기록도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제패하고 윔블던 우승으로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에 한 걸음 다가가려는 계획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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