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이상과 현실이 빈민가서 폭발했다…프랑스 시위, 왜?
- 23-07-03
프랑스 국민들, 차별 있어도 말하지 않는 게 해결책이라 믿어
이민 가정들 사는 빈민가 중심으로 분노 누적
경찰의 총격으로 17세 소년이 사망한 후 프랑스에서 폭력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타인에 대한 톨레랑스(관용)와 자유·평등·박애의 혁명 정신을 자랑하는 프랑스가 사실은 그 속 어딘가에서 곪고 있었음을 의미하는데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이상과 현실이 어긋난 채 그 모순과 분노가 빈민가를 중심으로 누적된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2일(현지시간) NYT는 지난달 27일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알제리 이민 가정 출신 소년 나헬과 지난달 29일 프랑스 헌법재판소의 (여성 축구 선수) 히잡 착용 금지 판결을 연결지으면서 프랑스의 정체성과 포용성에 대한 오랫동안 끓어오르고 있는 문제가 이 두 사건에 담겨 있다고 진단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건과 대우가 다른 두 명의 프랑스인이 있다는 생각은 전혀 불가능하다면서 제도적인 인종 차별 가능성 자체를 부인했다. 관계자는 "그것(소년에 대한 총격)은 한 사람의 행동이지 경찰이라는 기관이 아니다"면서 "오늘날 경찰은 매우 (인종이) 뒤섞이고, 다양해 프랑스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NYT는 "동시에, 2015년 이후 일련의 끔찍한 테러 공격의 결과로 많은 프랑스인들의 태도가 굳어졌다"면서 사람들 사이에 특정 인종에 대한 두려움이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인종에 대한 논의는 평등이라는 공화국의 설립 이념에 반하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다고 보았다.
전문가들도 프랑스에는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더 깊어질 것으로 믿는 사회적 믿음이 있다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라는 좀 이상한 입장이 있다"며 "그것이 기본적으로 프랑스 사회의 지배적인 합의"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중적 태도의 결과 많은 소수자들이 이중으로 불이익을 느낀다는 것이 NYT의 설명이다.
프랑스 고유의 세속주의도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도리어 차별의 근거로 작동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가가 어떤 종교도 장려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원하는 어떤 신앙도 자유롭게 실천하는 세속주의, 프랑스말로 라이시테(laïcité, 정교분리)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 여성 축구선수의 히잡 착용 금지를 지지하는 프랑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정부 비판가들은 세속주의 원칙이 때때로 이슬람교도들, 특히 히잡을 쓴 여성들을 공공 생활에서 배제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되었다고 지적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분노는 여기에 가난까지 겹치며 더 극에 달하고 있다. 도심 외곽 저소득층 주거 단지인 방리유(banlieue)에 이민자들이 모여살며 이들은 차별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주민과 경찰간의 잦은 마찰이 발생하는데 이번 총격 사건이 발생한 낭테르라는 곳도 방리유다.
FT에 따르면 2005년에도 클리시수부아라는 슬럼가에서 두 명의 10대가 경찰을 피해 변전소에 숨었다가 감전사해 3주간의 폭발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가 잦아든 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은 차별과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시라크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비판자들은 그가 더 많은 포용과 경제적 기회에 대한 약속으로 당선되었음에도 방리유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현 정부도 비판한다.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아랍인 또는 흑인으로 인식되는 젊은 남성이 다른 남성들보다 신원확인을 위해 붙잡힐 가능성이 20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클리시수부아의 번화한 야외 시장에서 물건을 사며 한 택시 운전사는 "이 동네들을 보라. 이들이 어떻게 버려지는지 보라"면서 "이런 곳에서는 비행 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8일 토요산행
- ‘불타는 트롯맨’탑7 “한인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 킹카운티 법원 정상기 판사 사실상 당선 확정
- 벨뷰통합한국학교 신나는 운동회 개최
- 한국 ‘민중미술 거목’ 김봉준 화백 시애틀온다
- '불타는 트롯맨' 탑7 시애틀 공연 신나고 재미었다(+영상.화보)
- 아시아나항공 “한국행 최대 30% 할인 등 여름 특가이벤트”
- KWA대한부인회 "피어스카운티 비지니스 활성화 그랜트 신청하세요"
- 타코마서미사 자비 넘치는 부처님 오신 날(영상,화보)
- 윤요한 앵커리지한인회 전 회장 모친상
- '불타는 트롯맨' 탑7 시애틀 공연 성황리에 열려(동영상)
- [시애틀 수필-박보라] 왠지, 웬즈데이
- 한인 제이슨 문 머킬티오시의원, 워싱턴주 하원 출마한다
-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미국 하이킹코스에 무궁화 심었다
- 시애틀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지사 가슴아픈 사연 전해져
- 어젯밤과 오늘 새벽 시애틀에 환상적인 오로라 관찰돼(영상)
- 서은지시애틀총영사 28일 코리아나이트 시구한다
- 김동연 경기지사, 시애틀방문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 만났다
- 이무상,이현숙씨 부부 페더럴웨이 한우리정원 조성위해 10만달러 기부
- “시조이야기도 참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 “한인 여러분, 챗GPT로 가게 홍보하세요”
시애틀 뉴스
- '보잉 공급업체' 스피릿에어로 시스템스, 직원 500명 감원
- 시애틀시 인구 성장 많이 주춤해졌다
- 시혹스 9월8일 개막전으로 ‘마이크 맥도널드’시대 연다
- 올 여름 시택공항 혼잡 면할 수 있을까
- 468명 태운 가루다항공 보잉기종여객기, 엔진 화재로 비상 착륙
- "비밀번호 70%는 1초 안에 뚫린다”
- 매리너스 시애틀야구장서 파울볼 2개가 한 팬에게 '기적'벌어져
- 워싱턴주지사 후보에 밥 퍼거슨이 3명? "워싱턴주 공화당 꼼수"
- 워싱턴주 교통사고 사망자 33년만에 최다
- 미국 집값 최근 4년간 47% 올랐다
- 빌 게이츠 전 부인 멀린다, 125억달러 받고 게이츠 재단떠나 별도 활동
- 교회단체가 UW몰려가 이스라엘 옹호 맞시위 벌여
- 시애틀 사회생활 시작하기에 좋은 도시긴 하지만
뉴스포커스
- 민주, 尹에 채상병 특검법 수용 압박…"특검 반대는 결국 진실 은폐"
- 법원 결정 이후 더 완고해진 의료계…전공의 ‘요지부동’
- 뉴진스 5인 전원, 법원에 탄원서 제출…민희진에 힘 실었나
- 조국 '4년 중임제' 개헌 제안에 야권발 '개헌론' 시동
- ‘수출부담’ 줄여주는 우수선화주기업 인증제?…“세제혜택 받기 바늘구멍”
- 2% 중반 모이는 성장률 전망…내수 회복은 여전히 안갯속
- "한밤중 취객 발길"…김호중 방문 유흥주점, 오늘은 손님 대신 가드만
- 김호중 술자리에 유명 가수도 동석…매니저·소속사 대표 입건
- '동거녀와 6차례 해외출장' 조용돈 가스기술공사 사장 해임
- 김정숙 단골 의상실 디자이너 딸 '출국정지'…다혜 씨와 금전거래 정황
- 박정훈 대령 측, 대통령에 '특검법 수용' 촉구…이종섭 증인 채택
- 반포써밋 40.7억원 '최고가' 터졌다…강남권 매수세 뚜렷
- 정부 "의대 증원, 법원 결정에 추진동력 확보…의료개혁 박차"
- 우원식 "너무 바빠 문자 폭탄 볼 시간이…거부권 넘어설 8석이 제 관심사"
-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국민 신뢰받는 공수처 만들겠다"
- '7공화국' 개헌 던진 조국…"대통령 4년중임·檢영장 박탈 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