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보이는 파킨슨 환자, 인지기능 저하 5년 더 빠르다[헬스노트]

환자 절반은 환각 경험…1/3은 떨림 증상 나타나기 전에 시작

환각 경험자 인지감퇴 더 빨라…무시하지 말고 조기 관리 필요


실제론 혼자인데도 옆에서 누가 지켜보는 것 같은 환각을 본다면 파킨슨병 초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향후 환자의 인지기능 악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공립대학교와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교 등 공동연구팀은 환각이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 저하를 예측할 수 있다며 지난달 29일 해당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mental health)에 게재했다.

파킨슨병은 중뇌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 등 다양한 신경세포가 서서히 사멸하면서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이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신체 일부가 떨리거나 잘 걷지 못하는 질환으로만 인식됐지만 치매, 불안, 우울, 환시, 불면증, 잠꼬대, 빈뇨, 변비, 피로, 자율신경장애(기립성저혈압, 성기능장애, 땀분비이상) 등 비운동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연구팀은 환각 증상을 통해 파킨슨 환자의 인지 저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각은 뇌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잘못된 감각 경험인식이다. 대상이 실제하지 않지만 실제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 2명 중 1명은 정기적으로 환각을 겪는다. 특히 환자 약 3분의 1은 떨림 같은 흔히 알려진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환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전두엽·피질 및 후인지 기능의 차이가 없는 경미한 환각(MH) 증상이 초기 파킨슨 환자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하는 인지장애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60세에서 70세 파킨슨병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신경심리학적 면담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를 평가하고 휴식 시 뇌파 검사(EEG)를 진행했다. 환자들에게 MH 경험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분석 결과, 질병 진행 초기에 MH 현상을 경험한 환자는 주의력, 문제해결능력, 감정 또는 충동조절 능력을 다루는 전두엽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5년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발견했다. 또 세타 뇌파가 특히 더 활성화된 것을 발견했다. 세타 뇌파는 진폭이 4~8㎐이 파동이다. 인지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병적인 상황에서 특징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올라프 블란케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교 교수는 "초기 파킨슨병에서 나타난 환각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세타파 또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또 다른 지표"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환각을 경험한 파킨슨 환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의사에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킨슨 환자에서 환각이 종종 보고되지 않고 무시되거나 또는 치료 중 나타난 부작용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란케 교수는 이어 "치매 초기 징후를 감지한다는 것은 질병을 초기에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질병(파킨슨) 진행 과정을 수정하고 인지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개선되고 개인화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 연구로 환각을 보는 이 '조기경보' 시스템을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또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가 더 빨리 나타나는 심각한 형태의 파킨슨병에 걸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초기 지표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환각이 실제로 나타나기 전에도 해당되는 환자를 미리 식별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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