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 커플 서비스 거부 가능"
- 23-07-01
보수 우위 대법 "표현의 자유가 차별금지법 우선"
바이든 "성소수자 차별 우려…보호법 제정 필요"
미국 연방대법원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 커플의 결혼식 웹사이트 제작 의뢰를 거부했던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제작자는 해당 의뢰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셈이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웹사이트 제작사 303 크리에이티브의 대표 로리 스미스가 콜로라도주의 차별금지법(CADA)이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낸 헌법소원에서 6대 3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현재 대법관은 보수 성향 대법관 6명과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으로 양분된 상태로 이번 표결 역시 이념적 성향에 따라 나뉘었다.
앞서 콜로라도주는 1심과 2심에서 CADA가 합헌이라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CADA는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인종과 성, 성적취향, 종교 등 기타 특성에 따라 상품·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콜로라도 덴버에서 303 크리에이티브를 운영하던 스미스는 지난 2016년 동성 커플을 위한 결혼식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것이 자신의 기독교적 신념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스미스는 CADA가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위헌적 서비스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닐 고서치 판사는 "수정헌법 1조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한다"며 "콜로라도는 그 약속을 부정하려고 한다"고 적었다.
이에 반대 의견을 제기한 소니아 소토마요르 판사는 "오늘 대법원은 역사상 처음으로 기업이 취약계층의 구성원에게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부여했다"며 "오늘은 미국 헌법과 성소수자의 삶에서 슬픈 날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018년 303 크리에이티브 인근에 있는 제빵사 잭 필립스 역시 동성 커플을 위한 웨딩 케이크 제작을 거부하며 재판받게 됐는데 당시에도 대법원은 필립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에서는 누구도 자기가 누구인지 또는 누구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며 "대법원의 판결은 이런 기본적인 진리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결정은 성소수자들에게 더 많은 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성소수자를 위한 시민권 보호를 연방법에 명시하고 모든 미국인을 위한 공공 편의시설 보호를 강화하는 평등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행정부는 연방 법집행 기관과 협력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며 "의회가 신속히 이를 처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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