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10대, 경찰 총격에 사망…불붙은 시위에 마크롱 "폭력 중단" 촉구

"폭력 정당화할 수 없어"…경찰 4만명 추가 배치

시위대 180명 체포…총 쏜 경찰은 살인 혐의로 조사 

 

프랑스에서 교통검문을 받던 10대 소년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데 대한 항의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폭력사태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마크랑 대통령은 긴급 내각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 기관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숨진 피해자의 추모 행사가 "배려와 존중"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회의 종료 후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프랑스 전역에 약 4만명의 경찰과 군경을 추가로 배치해 시위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 전역에서 현재까지 180명이 체포됐고 경찰 약 170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총격이 발생했던 파리 교외 낭테르에는 이날 새벽 검은 옷과 바라클라바를 입은 시위대가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폭죽을 쏘며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는 앞서 지난 27일부터 파리와 수도권 지역부터 시작해 툴루즈와 리옹 등 전역으로 퍼졌다.

특히 시위가 폭력적인 양상을 띠면서 길거리는 전쟁터처럼 변했다. AFP는 시위가 발생한 지역에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도로를 막는 바리케이드가 쳐진 가운데 수십 대의 차량과 쓰레기통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한 건물 벽에는 숨진 소년의 이름 나엘과 함께 "나엘을 위한 정의를 요구한다. 경찰이 사람을 죽였다"는 내용의 낙서가 그려졌다.

파리 북동부에서는 경찰이 쓰레기를 태우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섬광탄을 발사했지만, 시위대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경찰을 향해 병을 던졌다.

이번 시위는 낭테르 경찰관 2명이 북아프리카계 소년 나엘(17)을 교통법규 위반으로 불러세운 뒤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에 따른 것이다.

나엘은 지난 27일 오전 노란색 메르세데스를 운전하던 도중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붙잡혀 차를 세웠다.

 

그에게 총을 쏜 교통경찰은 나엘이 차를 몰고 뛰어들려 했기에 발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영상을 통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영상에는 두 명의 경찰관이 정차한 차량 앞에 서 있고 한 명이 운전자에게 총을 겨누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네 머리에 총을 쏘겠다"고 하는 목소리도 들어갔다.

총을 발사한 경찰관은 구금됐으며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살인으로 혐의가 변경됐다.

낭테르 검찰은 부검 결과 나엘이 왼팔과 흉부를 관통한 총알로 인해 숨졌다며 그를 총으로 쏜 경찰관이 불법적으로 행동했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교통경찰의 검문에 불응하는 과정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잦았다. 지난해 교통경찰의 검문에 불응한 13명이 숨졌고, 이는 2017년 법 개정으로 경찰의 무기 사용 권한이 강화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사건을 통해 비백인 소수민족에 대한 프랑스 경찰의 과잉 대응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