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평화 특사, 키이우 다음으로 모스크바 방문

 

"인도적 제스처 장려하겠다"…반란 겪은 푸틴 만날지 미지수
최측근 키릴 대주교 회담 예정…어린이 납치 문제 논의할 듯

 

최근 우크라이나를 다녀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특사가 다음 행선지로 러시아를 찾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마테오 주피 이탈리아 추기경이 28~29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주피 추기경은 바티칸 국무부 관리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특사 자격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고 했다. 방문 목적에 대해선 "현재의 비극적인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촉진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도적 제스처를 장려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주피 추기경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그가 푸틴을 만난다면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푸틴과 처음 만난 외국 인사가 될 전망이다.

바티칸 관계자는 주피 추기경의 모스크바 방문 일정이 지난 23일 발생한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으로 인해 한때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다만 25일 바그너그룹이 크렘린궁과 합의를 맺고 러시아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주피 추기경의 방문도 극적으로 성사됐다.

이탈리아 국영 ARI 방송은 주피 추기경이 모스크바에 이날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쯤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주피 대주교는 지난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스크바 방문에 대해 "분쟁 해결을 위해선 짜여야 할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가톨릭 신문 라 크로아에 따르면 주피 추기경은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와 만날 예정이다. 키릴 총대주교는 푸틴의 최측근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퇴폐적인 서방 문화에 맞선 '성전'이라고 규정해 전세계 크리스트교 공동체를 분열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는 바티칸 성명에 언급된 '인도적 제스처'란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안전한 송환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지금까지 1만9500명의 자국 어린이가 러시아 본토 혹은 강제병합된 크림반도로 끌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6일 키이우를 찾은 주피 추기경에게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과 러시아 군대 철수 및 적대 행위 중단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평화 계획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5월에는 바티칸을 찾아 전쟁 이후 처음으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 문제를 논의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도 지난 4월 교황을 알현한 뒤 납치 어린이 귀환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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