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벨라루스 호텔서 목격담…"러, 반란 혐의 수사 계속"

러 일간 "크렘린, 합의에도 불구하고 기소 철회 안해"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약속과 달리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신문 네자비시마야 가제타 등에 따르면 여러 텔레그램 채널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 민스크 그린 시티 호텔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 호텔은 민스크 중심에서 8㎞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해당 호텔 측에서는 프리고진이 머물고 있는 사실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러시아 군사전문매체 '라이바(Rybar)'도 지난 26일 저녁 바그너 용병부대가 벨라루스에 진입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적었다.

프리고진은 당초 러시아 측 약속과 달리 여전히 무장 반란을 조직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러시아 크렘린궁과 바그너용병 간 협상을 중재한 벨라루스 정부는 바그너그룹 전투원들이 철수하기로 했다면서 프리고진에 대한 러시아 측의 형사입건은 취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뒤인 25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요해 연방보안국(FSB)이 프리고진을 조사하고 있으며, 크렘린궁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기소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주요 인물'인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사건은 법적으로 종료되지 않았고, 그는 계속해서 FSB 수사관에 의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 검찰청의 한 소식통은 코메르산트에 프리고진에 대한 사건 개시 명령이 취소되지 않았으며, 그러한 변경이 이뤄질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3대 통신사인 타스·리아노보스티·인테르팍스 통신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프리고진에 대한 혐의가 입증될 경우, 그는 러시아 연방형법 279조에 따라 최대 징역 20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실질적으로 처벌받을지는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이 내부 강경파들을 의식해서인지 TV연설에서 모호한 발언을 이어가며 프리고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에서 바그너 용병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날 연설에서는 프리고진의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바그너의 압도적 다수가 조국에 헌신한 애국자라는 것을 안다. 그들은 전장에서 이것을 증명했다"며 "그들은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해 복무를 계속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다. 벨라루스에 가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분석가들과 외신들은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러시아 매체는 프리고진이 여전히 기소된 상태라고 했지만, 푸틴은 최근 TV연설에서 반란을 끝내기 위한 거래가 유효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러시아 언론은 앞서 크렘린궁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사건이 종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일부 러시아 의원들은 프리고진을 참수하기를 요구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반란 지도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위협을 되풀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푸틴의 연설은 아무것도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오직 한 가지 반 정도 분명한 것은 (합의에 따라) 약속받은 사람들이 벨라루스로 망명할 수 있다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처럼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러시아에 있는 바그너 사무실은 신병 모집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크렘린궁은 바그너 용병을 러시아 정규군에 편입시키겠다고 했지만, 바그너는 여전히 신병을 모집하고 있다"며 "바그너 텔레그램 채널은 신병들에게 월 최소 24만 루블(약 370만원)을 준다고 홍보한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 채널 브리프(Brief)에 올라온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목격담.(텔레그램 갈무리).
텔레그램 채널 브리프(Brief)에 올라온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목격담.(텔레그램 갈무리).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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