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먹는 비만약서 체중 15%↓…“경구제 시장서 기회 커”

베링거인겔하임 '서보두타이드' 임상2상서 체중 19% 줄여

화이자는 2개 후보 중 1개 개발 중단


미국 일라이릴리가 새로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먹는) 비만약 후보물질 '올포글리프론'이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보고했다.

27일 미국 제약전문지 피어스파마는 일라이릴리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에 작용하는 올포글리프론이 투약 36주차에 임상시험 참가자 체중을 최대 14.7% 줄여 먹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높은 기준점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일라이릴리는 최근 미국 비만학회(ADA)에서 현재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마운자로'(성분 티제파티드)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한 뒤, 혈당과 체중 모두에 매우 효과적인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사제라는 한계가 있다보니 900억달러(약 117조5130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되는 초기 비만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올포글리프론은 일라이릴리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먹는 약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피어스파마 또한 이날 보도를 통해 올포글리프론의 체중감량 효과는 14~15%, 위약 대비 수치를 조정했을 때 12.4%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 효과가 20%에 가까이 되는 마운자로에 비해 작지만 편리한 경구제라는 이유로 시장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임상시험에서 올포글리프론를 투약한 환자군은 투약 용량에 따라 36주 당시 체중이 9.4%에서 최대 14.7% 줄었다. 같은기간 위약군은 2.3%에 불과했다. 현재 경구용 GLP-1 제제로 승인받은 약물은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성분 세마글루티드)가 있다.

리벨서스는 임상시험에서 투약 68주차에 피험자 체중 12.7%를 줄였다. 다만 피어스파마는 "임상시험에서 올포글리프론 투약 환자는 아직 정체기에 이르지 않아 추후 12.4%에서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효과적인 주사제를 두고 단지 편의성을 위해 경구제 개발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라이릴리는 경구제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최고경영자(CEO)는 "(경구제가) 저렴하고 만들기 더 쉬우며 임상적으로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중국같은 중간소득 시장에서 매우 큰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덴마크 질란드파마 또한 이번 ADA에서 비만약 후보 '서보두타이드'(개발명 BI456906)가 과다체중 또는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46주 동안 투여한 결과, 피험자 체중을 약 19%나 줄인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임상시험 중간분석 결과 당시 공개했던 15%보다 효과가 커진 것이다. 양사는 특히 분석 시점인 46주차에도 체중이 안정기에 접어들지 않아 이후 추가로 체중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보두타이드는 글루카곤 및 GLP-1 수용체 활성을 촉진해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모를 높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반면 화이자는 자사 경구용 비만 치료제후보 '로티글리프론' 개발을 중단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에서 로티글리프론은 아미노전이효소 수치 상승이 나타나 간 안전성에 관한 우려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경구용 후기단계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인 '다누글리프론' 개발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다누글리프론은 성인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당화혈색소(HbA1c)를 최대 1.16%, 공복혈당은 33.24㎎/㎗, 체중을 4.17㎏ 줄였다.

화이자는 현재 비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누글리프론 임상2b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해당 임상시험을 마칠 계획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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