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국민 연설서 투항 권고 "러 국민 지키기 위해 총력"

프리고진 "우릴 반역자로 칭한 것은 푸틴의 착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민간용병조직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하자 "반역"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그러자 프리고진은 즉각 "바그너는 애국자"라며 물러설 뜻이 없다고 반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며 "반역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발생한 10월 혁명과 러시아 내전 등을 언급하며 "우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과 국가를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을 겨냥하며 "과도한 야망과 개인적인 이익이 반역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돈바스의 마을과 솔레다르, 아르툐몹스크(바흐무트)를 해방시킨 영웅들은 러시아 세계의 통일을 위해 싸웠고 목숨을 바쳤다"면서 "이들의 이름과 영광은 반란을 조직하여 국가를 무정부 상태와 동족상잔으로 몰아넣으려는 자들에 의해 배신당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반역의 길을 택한 자, 무장반란을 준비한 자, 협박과 테러의 길을 택한 자 모두 단호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대와 기타 정부 기관은 필요한 명령을 받았으며 모스크바, 모스크바주(州) 및 기타 여러 지역에 추가 대테러 조치가 도입되고 있다"면서 "로스토프나도누의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며 민간 및 군 당국의 활동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사 봉기를 조직하고 준비한 사람들, 전우들에 대항하여 무기를 들었던 사람들은 러시아를 배신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측근이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용병단 수장.

푸틴 대통령은 또한 바그너그룹 전투원들에게 범죄에 휘말리지 말고 즉시 투항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속고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어떠한 차이점도 '특별군사작전' 중에는 덮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대통령이자 최고사령관으로서, 러시아 시민으로서 국가를 수호하고 헌법질서, 시민의 생명, 안전,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리고진은 즉각 텔레그램에 영상 메시지를 게재해 반박했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바그너 전투원들을 반역자라고 칭한 것이 "엄청난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크게 잘못했다. 우리는 조국의 애국자"라며 "아무도 대통령, 러시아 보안국(FSB) 또는 타인의 요청에 따라 자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후방의 바그너 캠프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이에 러시아 당국은 프리고진에 대한 체포령을 내렸으며,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바그너 전투원에게 러시아 본토로 진격할 것을 지시했다.

프리고진은 이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남군관구 본부에 있으며 도시의 군 기지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장관과 총참모장이 오지 않는다면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후 바그너 부대는 모스크바 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도시 보로네시의 모든 군시설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러시아는 모스크바를 비롯해 지역 보안을 강화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투항하는 바그너그룹 전투원에게는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