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전 임박?…남부 군본부 장악 용병 "수도로 진격" 위협
- 23-06-24
용병 수장 프리고진 "국방장관 오지 않으면 수도로 진격"
러 당국 모스크바 포함 지역 보안 강화…美도 상황 예의주시
러시아 군부와 갈등을 빚어온 민간용병기업의 수장이 결국 쿠데타를 개시했다.
러시아는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한 체포령을 내렸으며, 프리고진은 자신의 군대를 러시아 본토로 진격시켰으며 남부 군본부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각 지역의 보안을 강화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프리고진의 쿠데타가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용병 수장 "바그너 전투원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 파괴"
24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게재한 음성 녹음을 통해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있으며 끝까지 갈 것"이라며 바그너 전투원들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바그너 전투원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의 지휘관 협의회가 결정을 내렸다"며 "이 나라의 군사 지도부가 가져오는 악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너그룹에는 2만5000명의 전우들이 있다며 러시아인들이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우리가 가는 길에 장애물을 포함해 저항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위협으로 간주하고 즉시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프리고진은 이것이 '군사 쿠데타'는 아니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은 "정의를 위한 행진"이라고 표현했다.
게다가 그는 바그너 전투원 2만5000명이 러시아 군 지도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죽을 각오가 됐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규군 헬기가 민간 호송대를 공격했다면서 바그너가 헬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남군관구 본부를 장악했다고 주장하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을 경우 "로스토프나도누를 봉쇄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스토프나도누는 로스토프주(州)의 주도다.
◇푸틴, 상황 수시로 보고 받고 있어
러시아 검찰은 프리고진을 군사반란 혐의로 형사 입건했으며, 이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은 쿠데타 명분으로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후방의 바그너 그룹 캠프를 공격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러시아군이 국방부의 지시를 받아 용병 캠프 후방에 미사일을 공격했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바그너 용병 2000구를 러시아 남부의 영안실에 숨기도록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프리고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당국이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프리고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FSB는 바그너 용병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고, 러시아 국민에 대한 어떠한 강압적인 행동도 중단하라. 프리고진의 범죄적이고 배신적인 명령을 따르지 말고, 그를 구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 러시아 상황 예의주시
미국도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지도부 간 갈등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미국 CNN의 방송인 에린 버넷은 생방송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방금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애덤 호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러시아와 바그너그룹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끄는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 역시 러시아 군 지도부에 대한 반란을 포기하고 기지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면서 "적군은 러시아 내부 정치 상황이 악화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내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인 키릴로 부다노프는 러시아 파벌들이 "권력과 돈을 놓고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쿠데타 시도, 전쟁에 상당한 영향
일각에서는 이번 쿠데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바그너그룹 수장인) 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 내에서 지도부 교체를 강요하기 위해 무장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이 반란이 성공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러시아군 수뇌부에 대한 바그너그룹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노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ISW는 로스토프나도누는 전술적으로 러시아 군대에 핵심 지역이라고 봤다. 이 지역에는 현재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맞서 방어 작전을 펼치고 있는 제58연합군의 본부와 우크라이나 전방을 책임지는 러시아 합동군 사령부가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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