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왜?…러 군-용병그룹 불화는 바흐무트 전투서 시작됐다

바흐무트 탄약·보급품 문제로 반목
프리고진, 러 국방부 겨냥 발언 쏟아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던 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선언하며 러시아 본토로 진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오랜 불화가 공개적인 대결로 치달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3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그룹 후방 캠프를 고의적으로 포격했다며 반란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새벽 "우리 병력이 러시아 로스토프에서 진격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규군 헬기가 폭격을 시도했다"면서 "(헬기는) 와그너그룹에 의해 격추됐다"는 내용의 음성 메시지를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했다.

바그너그룹 용병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 운영하는 용병단으로, 러시아의 해외 세력 확장을 돕는 사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시리아, 리비아,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 베네수엘라 등 푸틴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독재자가 지배 중인 국가를 지원해 왔다.

바그너 그룹은 현재 우크라이나 주둔 러시아군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 대부분은 러시아 감옥에서 모집됐으며,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간 복무하는 대가로 이들에게 자유를 약속했다.

바그너그룹과 러시아군 간 갈등이 시작된 건 바그너그룹이 지난해 9월 바흐무트 전장에 투입되면서다. 특히 지난 2월 개전 1년이 다가오며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 간부들의 불화는 공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프리고진은 돌연 감옥에서 군인 모집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텔레그램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러시아 고위 장군들을 반역죄로 고발한다며 국방부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또 프리고진은 러시아군 관리들이 자신의 세력을 억제하기 위해 바흐무트 지역의 바그너그룹 병사들에게 탄약과 보급품 제공을 고의로 보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유출된 미 정보 당국의 기밀문서에 따르면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 간 갈등이 격화돼 푸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프리고진과 쇼이구 장관을 크렘린궁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같은 달 프리고진이 바흐무트 전장에서 필요한 탄약을 받았다고 발표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말 프리고진은 재차 탄약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이번에는 탄약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바흐무트에서 바그너용병을 철수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내놨다.

또 바그너그룹은 지난 5일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근처에서 바그너용병에게 총격을 가해 트럭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며 갈등은 고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프리고진과 러시아군 사이의 오랜 불화는 이제 공개적인 대립으로 확대돼 16개월 전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푸틴의 권위에 가장 큰 도전이 됐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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