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피'들이 사랑한 레인부츠 '헌터' 파산
- 23-06-21
레인부츠로 유명한 영국 헌터사가 공급망 문제, 브렉시트, 인플레이션, 건조한 날씨 등 때문에 파산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고가이지만 튼튼하고 세련된 장화를 만드는 헌터사의 관리사인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주 헌터의 파산 신청을 영국 정부에 제출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서류에서 헌터가 2019년 이후 위기에 빠져서 약 1억1500만파운드(약 2474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채가 많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북미 시장의 매출이 15.4% 감소한 때문이었다. 최근 미국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겨울이 이어져 판매량이 줄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2020년 코로나 팬데믹도 상황 악화 원인이었다. 당시 매출이 20% 감소해 헌터는 현금 비중을 높이고 부채를 재융자하며 소유권을 재구조화했다. 2021년에 매출이 다시 증가했지만, 공급망 문제와 브렉시트는 여전히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헌터라는 기업은 청산되어도 브랜드는 남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헌터의 지식재산권은 어센틱브랜드그룹에 매각됐다. 어센틱의 제이미 솔터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자사가) 헌터 브랜드를 계속 성장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헌터는 1857년 에든버러에서 노스 브리티시 러버 컴퍼니로 시작되었다. 시골이나 록페스티벌(축제)에 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인기 있는 튼튼한 웰링턴 부츠를 생산한 것으로 유명해졌다.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케이트 모스나 알렉사 청 같은 영국 패션피플들이 신어 더 이름을 날렸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패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았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W컨셉, 에이블리 등 헌터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패션플랫폼들은 향후 어센틱브랜드그룹을 통해 제품 유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헌터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에 지식재산권 등을 어센틱브랜드그룹에 넘겼다"며 "어센틱이 지식재산권을 산 것은 생산 및 운영을 계속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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