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에어쇼 4년만 개막…에어버스 여객기 500대 계약 '사상 최대'
- 23-06-20
여객수요 증가에 납품계약 '훈풍'…비용 상승·인력난은 '과제'
프랑스 FACS 개발에 벨기에 참여…한화, 누리호 모형 전시
25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 전시회 파리 에어쇼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 르부르제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4년 만에 개막했다.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와 인도 저비용 항공사(LCC) 인디고가 사상 최대 규모의 여객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항공 업계가 오랜 코로나19 침체를 딛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이날 인디고로부터 A320 500대를 주문받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매 대수를 감안할 때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단일 여객기 대수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올 초 인도 국영 항공사인 에어 인디아가 에어버스에 발주한 여객기 470대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개막 첫날부터 이처럼 초대형 계약이 성사되자 항공 업계는 코로나19로 크게 위축됐던 상업용 여객기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터 엘버스 인디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인도 항공 시장의 성장세에 비춰 봤을 때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많은 계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에어버스와 사우디 LCC 플라이나스가 A320 30대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아일랜드 항공기 임대업체 아볼론이 보잉과의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 인디아는 오는 25일 폐막전까지 에어버스와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 추가 대규모 발주를 넣을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항공 업계는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기후협약에 따라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맞추는 이른바 '넷제로'(Net Zero)를 목표로 항공기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며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또 지금과 같은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이미 체결된 계약 건수 외에도 전세계적으로 여객기 2000대를 연내 추가 수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급기야 늘어나는 여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항공기 제조업체들의 협상력이 높아져 제값을 받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여전히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제조 비용 상승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은 앞으로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실제로 에어버스는 그간 멕시코 LCC 비바 아에로버스와 당초 세자릿수에 달하는 여객기 납품을 협상했으나 실제 계약은 이보다 적은 60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사안에 정통한 내부 관계자가 로이터에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에이전시파트너스의 사시 투사 애널리스트는 "연말 수주잔고에 실제 성사된 계약이 최종 반영돼야 시장의 강세와 주문의 질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리 에어쇼에는 상업용 항공기 제조업체 외에도 군용기 등을 제조하는 방산업체도 참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헬기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해 에어버스의 최신 여객기를 둘러본 뒤 프랑스 라팔 전투기 비행 시연을 참관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벨기에가 차세대 공중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미래전투항공체계(FCAS) 프로그램에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또 프랑스, 에스토니아, 헝가리, 벨기에, 키프로스가 프랑스 방산업체 MBDA가 생산하는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미스트랄을 공동 구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프랑스 방산업체 탈레스도 이날 인도네시아 방산업체 랜 인더스트리에 장거리 공중 감시 레이더 13기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 방산업체 중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이 이번 파리 에어쇼에 참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실용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며 3차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모형을 전시했다. 한화시스템은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초소형 SAR(고성능영상레이더) 위성을 선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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