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 미국 대중 강경책에서 유화책으로 급선회, 왜?
- 23-06-19
중국을 방문한 미국 외교사령탑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9일 시진핑 국가 주석을 직접 만나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동에서 중국이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는만큼,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역시 중국의 권익, 특히 대만 문제에 있어 내정 간섭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에 "미국은 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 체제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특히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대만 독립과 관련,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등 중국을 달래기 위해 저자세를 취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을 경제적으로 봉쇄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동안 대중 강경일변도 정책을 썼던 미국이 왜 갑자기 유화책으로 선회했을까?
이는 일단 미국이 대선 시즌으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이 갈등을 지속해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진다.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미국도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미국 경기도 침체에 빠지면 대선 국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미국 역사상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미중 갈등이 고조돼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미국은 대중 강경 일변도 노선을 잠시 접은 것으로 보인다.
'고장난명'이라고 했다. 미국이 이같은 의도로 접근해도 중국이 이를 거부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중국도 미국이 제시한 카드를 받았다.
중국 경제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를 폐기하자 올초 중국 경기는 급반등했다. 그러나 4월 들어 경기가 다시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중국이 경기 둔화를 빨리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도 경제 회생을 위해 미국과 경쟁을 잠시 접는데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같은 미국의 정책 변화는 미국의 대중 외교안보라인 경질에서 이미 예상됐었다. 미국은 최근 대중 외교안보 라인을 대폭 교체했다.
지난달 24일 대중 정책을 총괄하는 미국 국무부 중국 조정실(일명 차이나 하우스) 수장인 릭 워터스 부차관보가 사임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차관)도 사임했다.
이 보다 앞서 로라 로젠버거 국가안전보장회의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도 두 달 전 자리를 떠났다. 이들은 모두 대중 강경파다. 대중 외교안보 라인 중 매파가 대거 경질된 것이다.
중국도 이에 상응해 미국의 내로라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달아 초청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 팀 쿡 애플 CEO, 빌 게이츠 마이크소프트 창업자 등이 모두 중국을 방문했다.
특히 시 주석은 게이츠를 직접 만났다. 시 주석은 게이츠와 회동에서 "중국과 미국 국민간 우정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이츠들 두고 "내가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번째 미국 친구"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미국에 꾸준하게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낸 것이다.
미중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잠시 휴전을 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중 패권전쟁이라는 주모순은 그대로다. 어느 순간 일방이 발톱을 다시 드러낼 것이다. '미봉'(彌縫, 바늘로 임시로 꿰맨)된 평화일 뿐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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