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산림 벌채, 룰라 집권 이후 31%↓…야권 반대 극복은 '과제'

전임 보우소나루 정부서 개발 규제 완화…농지 개간·광산화 추진
룰라 '아마존 보호' 거듭 강조…우파 야당, 저지 법안 맞불 발의

 

세계 최대 열대우림으로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의 무분별한 산림 벌채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집권 이후 5개월 간 약 3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룰라 대통령은 이같은 감소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아마존 보호 정책을 확대 시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개발 계획이 대거 축소될 것을 우려한 야당은 이를 무력화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국립 우주연구소(INPE)는 7일(현지시간) 산림 감시 위성 시스템 DETER를 통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 면적은 1986㎡로 지난해 같은 기간(2867㎡)보다 약 3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룰라의 전임자였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일대 개발 규제를 완화해 농지 및 광산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 결과 보우소나루 집권 기간 아마존의 연평균 산림 벌채는 이전 10년 대비 75% 넘게 급증했다.

지난 1월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룰라 대통령은 불법 벌채와 잦은 산불, 난개발로 인해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갈수록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일명 '산림 벌채 제로화' 정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전날에도 룰라 대통령은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아마존 산림 벌채 방지와 통제를 위한 행동계획(PPCDAM)'을 공개하며 공약 이행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행동계획은 아마존 열대우림 토지에서 벌목과 농업, 광업 활동이 이뤄질 경우 해당 소유지의 절반을 국가가 몰수하는 등 강력한 행정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브라질 정부는 위성 감시를 확대하고 농촌 등기소를 활용해 토지 소유권을 명확히 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브라질은 아마존 덕분에 지구 기후의 균형을 맞추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아마존 산림 벌채를 예방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룰라 대통령은 전임 정부에서 축소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s) 상의 목표치를 원위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자체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43%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으나 보우소나루 정부 때 이를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일년 중 벌채와 산불이 극에 달하는 오는 7월, 룰라 정부의 새 아마존 보호 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연방의회의 여소야대 상황도 룰라 대통령이 극복해야 할 난관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난개발 방지와 원주민 권리 보호를 위해 지난달 28일 원주민이 대대로 살아오던 땅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고 개발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관련 조치가 시행될 경우 열대우림 개발 예정지가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묶기게 된다는 점을 우려한 우파 야당은 지난달 31일 하원에서 원주민 보호구역 획정을 저지하고 환경 부처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브라질 연방 의회의 의석수를 고려할 때 해당 법안은 상원 표결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일찌감치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지만 의회에서 재의결에 들어갈 경우 이마저도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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