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보는 앞에서 흑인 母에 총격 가한 백인 이웃 체포돼

경찰 '플로리다 정당방위 주법(SYG) 해당 안 된다'

 

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총격으로 숨진 흑인 여성 에지케 오언스(35) 씨를 쏜 백인 이웃이 체포됐다. 총격범은 오언스의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방아쇠를 당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경찰이 지난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매리언 카운티의 한 주택지에서 오언스 씨에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수잔 로렌스(58)를 붙잡았다고 7일 보도했다.

매리언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로렌스는 총기 살인 및 과실치사·구타를 비롯해 2건의 폭행 혐의를 받는다.  

빌리 우즈 보안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찾던 정의가 실현됐다"고 반겼다.

총격범 체포는 수사 속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법인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법'에 대한 해석까지 엮이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은 총기 공격에 대한 정당방위 법률로 2005년 제정됐다. 총을 쏜 사람이 아닌 검찰이 정당방위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경찰은 기자회견을 통해 "형사들은 로렌스의 행동이 플로리다 법에 따라 정당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당국은 총격 사건 이후 범행 당시 현장을 목격한 오언스 씨의 자녀들을 면담하는 등 철저히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로렌스는 자기 집 근처에서 놀고 있던 오언스의 자녀에게 화를 냈으며, 이것이 말다툼으로 번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언스 씨의 10살 난 아들이 로렌스가 던진 롤러스케이트에 발을 맞았으며, 피의자가 아이들에게 우산을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이후 아이들의 말을 듣고 피의자의 집을 찾아간 오언스 씨가 문을 두드리며 항의하자 로렌스는 방아쇠를 당겼다.

우즈 보안관은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번 사건은 정당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로 단순히 살인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오언스 씨의 유족 측 대리를 맡은 법률 사무소는 성명을 내고 "비무장 상태의 어머니가 어린 자녀가 보는 앞에서 총을 맞아 사망했는데 즉시 체포해 구금하고 심문·기소하지 않는 게 무슨 의미냐"고 성토했다.

이어 변호인단은 "우리는 법을 무색하게 하고 유색인종 상해·살인만 부추기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같은 법을 지워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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