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에서 옛친구·가상 TV를 본다고?…메타버스 확장 어디까지[미래on]
- 23-06-08
애플 첫 MR 헤드셋 통해 '가상현실 생태계 확대' 기대감
#1. 몸이 불편한 70대 할머니 김막순 씨(가명)는 헤드셋을 쓰고 가상세계에서 옛친구를 만났다. 노트북 속 영상이나 이미지가 헤드셋과 연동돼 가슴에 묻어뒀던 추억이 떠올랐다. 또 영상통화를 틀자 멀리 사는 아들의 얼굴이 실물크기로 눈앞에 나타났다.
메타버스(가상 현실)이 구현할 수 있는 상황의 일부분이다. 가상현실 안에서 가상TV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종의 가상현실 중첩으로 이를 통해 수많은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다.
꿈같은 일이지만 내년 출시될 애플 첫번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분기점으로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M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장점을 합친 기술이다. 사용자가 반투명 렌즈를 통해 현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움직이고, 그 안의 가상 요소들과 소통할 수 있다.
당장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배우 톰 크루즈처럼 허공에 컴퓨터 화면을 띄우고 화면을 이리저리 옮길 수 있다. 헤드셋을 머리에 착용하면 실제 주변 사물과 함께 여러 앱이 생생하게 나타난다. 몸이 불편한 사람도 △눈동자 △손 △목소리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애플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애플 제공) |
애플의 비전 프로를 비롯한 MR 기기 발전이 가속화되면 언제 어디서든지 개인 영화관 또는 오락실에 온 것 같은 경험을 즐길 수 있다.
가상세계를 구현함으로써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없애는 게 메타버스 세상의 핵심이다. 그렇다고 시각에만 의존하는 건 아니다.
앞으로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은 시각은 물론 청각, 촉각 등 다른 감각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당장 비전 프로만 해도 180도 고해상도 영상을 지원하는 4K 디스플레이(2개)와 첨단 공간 음향 시스템을 통해 청각에서도 생동감 있는 현실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후각까지 가상현실에서 구현될 가능성도 있다.
MR기기의 또 다른 활용 지점은 기존 앱과 연동을 통한 콘텐츠 확장이다. 비전 프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를 포함해 100개가 넘은 애플 아케이드 게임, 게임사 '유니티'와 협업해 만든 3차원(3D) 앱도 재생할 수 있다.
가상현실 세계에서 가상 TV를 작동시키고 해당 화면으로 영화나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일도 가능하다. 옛 친구와 가족들 사진을 기반으로 그리운 사람들의 모습을 구현할 수도 있다.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방법이 더 정교해지면 그리움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다만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이를 악용하거나 인간성이 희석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애플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애플 제공) |
무엇보다 MR 기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콘텐츠가 접목되면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실감형 '킬러 콘텐츠'가 필요한데, 생성형 AI가 이런 역할을 맡아 콘텐츠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MR 분야에서도 더욱 저렴한 기기가 나오면 영화 '인셉션'처럼 복합적인 가상현실을 느끼려는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가상현실 시장 진입을 예고한 상태다. 올해 2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구글·퀄컴과 XR(확장현실) 3자 동맹을 맺고, XR 기기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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