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를 버린 연인' 佛화가 프랑수아즈 질로, 별세…향년 101세
- 23-06-07
美뉴욕서 말년 보내며 작품 활동 지속…6일 심장·폐 질환으로 사망
40살 연상 피카소와 10년 열애 후 이별…"자기 파괴될까봐 떠났다"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프랑수아즈 질로가 6일(현지시간) 101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의 피카소박물관 측은 이날 질로가 심장과 폐 질환으로 사망했다는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공식 확인해 줬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1921년 11월26일 프랑스 중서부 뇌이쉬르센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변호사가 되길 바랐던 부모의 뜻을 어기고 19세 학업을 포기, 1943년 21살 수도 파리에서 신진 화가로 활동했다.
이 시기 파리의 한 식당에서 질로와 피카소는 처음 만났다. 당시 질로보다 무려 40살 많았던 피카소는 사진작가이자 화가, 러시아 댄서 호클로바 남편이자 시인 도라 마르의 연인이었다.
두 사람은 10년 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결혼은 하지 않고 장남 클로드(1947년생), 차녀 팔로마(1949년생)를 가졌다.
피카소의 1949년작 '앉아 있는 여인'(Femmeassise)은 팔로마를 임신한 질로의 모습이다. 이는 2012년 영국 런던 경매에서 850만파운드(약 137억3957만원)에 팔렸다.
AFP에 따르면 질로가 1953년 피카소와 이별하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로 했을 때 피카소는 이를 나쁘게 받아들였으며 질로가 "불모지대로 직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피카소 측근들은 질로와 그 작품을 무시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질로는 2021년 영국 경매업체 소더비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상황이 어려워졌다"며 "피카소를 떠나는 것은 큰 범죄로 여겨져 저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964년 책 '피카소와의 삶'에서도 피카소를 폭군으로 묘사했다. 이에 피카소는 법적으로 이 책을 금지하려 했고 실패하자, 질로와 자식들과 만남을 거부함으로써 보복했다.
그는 자넷 할리의 2021년 저서 '예술가와 대화'에서도 "파블로는 내 인생에서 위대한 사랑이었지만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조처를 해야 했다"며 "내가 파괴되기 전에 (그를) 떠났다고 말했다.
피카소에 대해 "놀랍게도 창조적이고 마술사며 매우 지적이고 유혹적"이라며 "다만 그는 매우 잔인하고 가학적이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무자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1973년 4월8일 피카소 장례식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피카소를 떠나 질로는 소아마비 백신 발명가인 미국인 바이러스 학자 조나스 살크와 1970년 결혼해 1995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살았다. 이후 화가 룩 라이먼과 재혼해 슬하 딸 아우렐리아를 두었다.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고 뉴욕에서 말년을 보낸 그는 90대 때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 결과 생전 캔버스화 1600개, 3600여개 작품을 남겼다.
1965년 초상화인 '팔로마의 기타'(Paloma à la Guitare)는 2021년 소더비에서 130만달러(약 16억9169만원)에 판매됐다. 그의 작품은 현재 파리 퐁피두센터뿐만 아니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등에 전시돼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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