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세살 되면 스마트폰 쓰게 해 줄게" 아일랜드의 실험, 통할까

아일랜드 그레이스톤즈, 중학교 진학 전까지 '스마트폰 금지령'

NIH, 스마트폰 화면에 2시간↑ 노출된 아이 사고력·언어능력 떨어져


아일랜드의 한 마을에서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실험이 시작됐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불안감을 줄이고 부적절한 정보에 아이들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과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서부 해안가의 그레이스톤즈 마을의 8개 초등학교 학부모 협회는 아이가 12~13세가 되기 전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가디언은 마을 전체가 나서 스마트폰 문제를 해결하기로 정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논평했다.

실험의 규칙은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가정·학교를 포함한 모든 곳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가디언에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고) 스스로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더 오래 지켜줄수록 좋다"고 말했다.

실험을 주도한 세인트 패트릭 초교의 레이첼 하퍼 교장은 이제 부모들이 실험의 규칙을 학교 규칙으로도 제시할 수 있으며, 통제의 책임 역시 학교에 물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티픈 도넬리 보건부 장관은 아이리시타임스에 "아일랜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디지털 세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가 노출되는 콘텐츠를 더 쉽게 제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스마트폰 사용이 아이들의 뇌에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 중이다. NIH에 따르면 매일 (스마트폰) 화면 앞에서 2시간 이상을 보내는 아이들은 사고력 및 언어 능력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19년 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장시간의 (디지털) 화면 노출이 미취학 아동의 두뇌 발달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 대상이 된 아이들의 반응은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초등학교 3학년인 제인 카파티나는 가디언에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고 싶지만 중독되고 싶지는 않다"며 "아무도 (스마트폰을) 가질 수 없다면 공평하다"고 말했다.

최근 손에 넣은 스마트폰을 9월까지 서랍에 봉인하게 된 조시 웹(12)은 "내겐 세상의 끝이 아니다. 우리 반의 몇몇은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우리는 애들이니 뭘 어쩌겠나"고 단념했다.

한편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의 한 마을에서도 18세 미만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규칙이 생겼다.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이 부과된다. 또 다른 인도 마을에서는 매일 오후 7시~8시30분 사이에는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가 '디지털 디톡스' 시간을 갖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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