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서 고립된 산악인 업고 내려온 셰르파 화제

 

해발 8400m '죽음의 지대'서 발견된 말레이시아 산악인
등정 포기 설득한 후 구조 나서…"사람 생명이 더 중요"

 

에베레스트에서 고립된 산악인을 네팔인 셰르파가 극적으로 구조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네팔 정부는 에베레스트 정상 아래에서 자국 국적의 셰르파가 말레이시아인 1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앞서 겔제 셰르파(30)는 지난달 18일 중국 등반팀을 이끌고 해발 8849m 높이의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향하던 도중 산악인 1명이 밧줄에 위태롭게 매달려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산악인이 고립된 곳은 해발 8400m 높이의 발코니(Balcony) 지역으로 기온이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고 산소마저 희박해 일명 '죽음의 지대'로 불린다.

겔제는 자신의 고객인 중국 등반팀에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다'며 에베르스트 등정을 포기하고 하산하도록 설득했다.

그런 다음 겔제는 발코니에서 사우스콜(South Col·해발 7906m)까지 장장 6시간 동안 혼자서 산악인을 등에 업고 약 500m를 내려왔다. 

사우스콜부터는 또 다른 셰르파 니마 타쉬도 구조에 합류했고 캠프 3(해발 7162m)에 다다라서야 구조 헬기에 산악인을 인계했다.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힘든 죽음의 지대에서 구조 작업을 펼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네팔 관광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러한 형태의 고공 구조는 매우 드문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독실한 불교 신자인 겔제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절에서 불공을 드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조된 산악인은 지난주 말레이시아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산악인의 신원과 부상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 에베레스트 등정 도중 사망한 산악인은 평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소 12명의 산악인이 사망했는데 이는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금도 5명의 산악인이 실종된 상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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