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 23-05-29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미 사람을 죽여 무기수였던 가해자를,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근 교수는 초등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정성을 다해 옥중 뒷바라지를 다 해주며 조기에 석방되도록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경찰행정학과 교수로서 미성년자 때 실수한 후배를 다시 고쳐 쓰면 갱생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입니다. 법원도 그렇게 판단해 살인마를 풀어주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교수가 수백만 원의 생활비를 여러 차례 대주자 나중엔 사업 자금을 대줄 것을 요구했고, 그것을 거절당한 후에 결국은 앙심을 품고 지금까지 도와주었던 선배 교수를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호의가 계속 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안다”고 말입니다.
필자는 한 교회에서 40년을 헌신하고 있습니다. 목회 초기에 태어난 사람이 40세가 되었고 40이었던 사람이 80이 되었으니 오랫동안 한 사람을 관찰해 보았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단순하게 예배를 빠지지 않도록, 그리고 예배 시간을 지키도록, 봉사나 활동에 참여하도록, 훈계도 하고 강권도 하며 애를 태웠지만 수십 년이 지나도록 그 간단한 자신의 습성을 바꾸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죽하면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는 말까지 나왔겠습니까? 다른 사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아도 가슴을 치며 후회하면서도 자신의 고정관념과 습관을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자기 자신도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해 탄식하면서도 상대는 바꾸려고 잔소리를 한다는 것입니다.
남편에게 불만이 너무나도 많아 이혼을 결심한 한 아내가 있었습니다. 양말을 벗어서 하나는 이곳에 다른 하나는 저곳에 던져 놓고 바지는 벗어서 다리 쪽 하나가 뒤집어진 채 구석에 던져져 있으며 치약은 아래에서부터 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부터 눌러서 징그럽게 만들어 놓은 등 아무리 잔소리를 하고 바로 잡아보려고 해도 변하지 않아 이제는 더 이상 사람 같지도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문득 그 아내는 자신도 고치지 못하는 단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자문자답해 보았습니다. “나도 나를 바꾸지 못하는데 너무 지나치게 남편에게만 요구한 것이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깨달음을 가지고 남편을 이해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남편을 사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자!’는 책을 써냈습니다.(Guide Post에서 요약 발췌)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나쁜 습관을 바꾸려다 자녀들과 관계가 멀어지고 반항하는 아이로 전략시키는 우를 범합니다.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도 약점이 있으면서 상대방의 약점만 늘 들추어내고 고치려다 더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사람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천성을 고칠 약은 없다”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 없이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애씁니다. 행복할 수 있는 웬만한 축복은 다 누리면서도 사소한 이런 문제들까지도 자기 마음에 속 들도록 고치려고 하다 주어진 소중한 축복까지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도록 넓은 이해심과 관용으로 자신을 먼저 변화시킬 수 있다면 인생을 훨씬 더 행복하게 살아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에서 사람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곁에 있는 사람이 영원히 함께 할 줄로 착각하며 귀한 줄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함께 있을 때는 단점만 보이지만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게 되면 장점만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함께 함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뜻입니다. 있을 때 잘해주고 단점까지도 품어주며 외롭고 삭막한 이민생활 속에서 사람이 축복임을 깨닫는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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