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운동할 때 숨 차고 현기증…'폐성 고혈압'이란

폐혈관 막히면 심장이 좁은 혈관으로 혈액 뿜어내

증상이 처음 생긴 후 진단받기까지 평균 2.5년


폐성 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은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폐동맥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평균적으로 폐 동맥압이 25mmHg(수은주밀리미터) 이상인 경우 폐성 고혈압으로 정의한다.

28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폐성 고혈압은 인구 100만명당 2명꼴로 발생한다. 국내에는 약 15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20~40대 환자가 많으며,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1.7배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폐성 고혈압은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구분한다. 원발성 폐성 고혈압은 대부분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 환자를 통해 식욕억제제 복용, 에스트로겐 및 피임약 복용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전적 요인도 원인으로 보인다.

원발성 폐성 고혈압에서 혈압이 상승하는 원인은 폐혈관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혈관이 수축되거나, 혈관 내 혈액이 응고돼 혈관을 막거나, 혈관을 구성하는 세포가 자라나 혈관벽이 두꺼워지면 혈관이 좁아진다. 이러한 변화는 굵은 혈관보다는 지름 1mm 이하 작은 혈관에서 발생한다.

원발성 폐성 고혈압에서는 폐 전체의 작은 혈관이 좁아지기 때문에 혈관 일부를 수술하기보다는 폐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최근에는 혈관 확장제를 이용해 혈관 수축을 이완하고, 혈액 응고 억제제로 혈관 내 혈액의 응고를 방지한다. 좁아진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을 이용해 증상 및 예후를 호전시킬 수 있다.

이차성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우선 심장 기능이나 판막 이상으로 폐정맥 압력이 상승한다. 이로 인해 폐동맥 압력도 상승하고, 폐동맥 고혈압으로 이어진다. 폐 질환이 있으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저산소성 폐동맥 수축 현상이 발생해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한다. 혈전(피떡)이 폐동맥을 막아 발생하는 혈전증, 색전증에 의해 폐동맥 고혈압이 급격하게 발생할 수 있다.

증상도 다양하다. 폐혈관이 막히면 우측 심장은 좁은 혈관을 통해 혈액을 뿜어낸다. 증상 초기에는 이런 변화를 잘 견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측 심장은 기능이 떨어져 충분한 혈액을 뿜어낼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해 운동할 때 호흡 곤란, 피로감, 전신 무력감, 현기증 등을 겪는다. 심한 경우 실신하거나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또 협심증과 비슷한 가슴 통증, 목쉰 소리, 다리가 붓는 증상도 나타난다. 보통 증상이 처음 생긴 후 진단받기까지 평균 2.5년가량 걸린다.

폐동맥 고혈압 진단은 심초음파, 심전도, 심도자술, 6분 도보 검사 등이다. 질환을 일으킨 원인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흉부 엑스레이(X-ray), 자가항체 혈액 검사, 간기능 검사, 폐 기능 검사, 혈전색전증과 같은 원인을 찾기 위한 환기-관류 스캔, 동맥혈가스 분석이 이뤄진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카테터라는 가는 관을 팔이나 다리 표면에 위치한 정맥을 통해 우측 심장과 폐동맥까지 밀어 넣어 폐동맥 압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방사선을 사용하고 카테터를 심장 속으로 넣어야 하는 침습적인 검사법이다.

비침습적인 심장 초음파 검사로 도플러 원리를 이용해 폐 동맥압을 측정할 수 있다. 이 방법은 검사가 쉬운 반면 심도자술만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폐성 고혈압은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하지만 폐동맥 압력을 낮추고 심장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약물 치료를 통해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이는 장기적인 치료인 만큼 꾸준한 치료가 요구된다. 드물게는 심장과 폐 이식이 이뤄진다.

원발성 폐고혈압 환자는 운동을 하면 폐 동맥압이 급격히 상승한다. 무리한 운동이나 활동은 줄이거나 피하는 게 좋다. 힘들지 않은 정도로 운동과 활동을 권유한다.

담배 연기에 노출되거나, 높은 산에 오르는 경우, 비행기를 탑승해 높은 고도에 노출되는 경우를 피해야 한다. 심박출량을 감소시키는 바르비투르산염 계통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과거에는 원발성 폐고혈압의 치료법으로 폐이식술만이 유일했지만, 프로스타시클린에 의한 좋은 치료 성적이 알려진 후 폐 이식의 대상은 프로스타시클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는 환자로 제한됐다. 폐 이식 후 2년 생존율은 60% 정도다. 이차성 고혈압의 예후는 환자가 가진 원인 질환의 치료 성과에 따라 달라진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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