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두뇌 발달·자존감 형성 방해" 美당국, 아동·청소년 사용경고

SNS 사용 빈도 잦을수록 우울증·수면부족 증가

"식사 때 핸드폰 보면 안돼…사용 연령 제한해야"


미국 보건당국이 아동·청소년의 과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에 대해 두뇌 발달과 자존감 형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보건정책을 총괄하는 비벡 머시(46) 미 의무총감 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23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19쪽 분량의 공중보건 권고문을 발표했다.

권고문은 SNS가 청소년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완벽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라면서도 "SNS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복지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분명한 지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아정체성과 자존감이 형성되는 청소년기 초반에는 사회적 압력과 또래 집단과의 비교에 두뇌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과도한 SNS 몰입의 폐해를 지적했다. 머시 단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은 단지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라며 "성인과 엄연히 구별될 뿐만 아니라, 두뇌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퓨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95%가량이 SNS 플랫폼을 하나 이상 사용하며 3분의 1 이상은 SNS를 지속적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했는데, SNS 사용이 증가할수록 우울증 유병률과 자해 및 자살 충동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미국 국립의학도서관(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 발표된 'SNS 사용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논문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청소년의 SNS 사용 실태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SNS의 과도한 사용이 두뇌 발달에 필수적인 수면과 운동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미 심리학회는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자녀의 SNS 사용을 면밀히 관찰할 것을 당부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기업을 상대로 끝없이 이어지는 페이지 스크롤과 '좋아요' 같은 기능 제공을 제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권고문은 정부와 기업, 가정이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을 적극적으로 규제할 것을 제안했다. 먼저 각 가정에서 식사 시간만큼은 모바일·태블릿PC 등을 손에서 멀리하고 SNS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이른바 '미디어 계획'을 세울 것을 권고했다.

또한 SNS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을 상대로 사용자 연령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어린이 사용자를 위한 기본 설정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권고문은 정부가 나서서 어린이·청소년의 SNS 사용을 규율하는 안전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해 규제에 나선 미국 주정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17일 그렉 지안포르테 몬태나주지사는 숏폼 플랫폼 틱톡의 운영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고, 지난달 유타주는 미 51개주 중 처음으로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법적 보호자의 동의 없이 SNS 계정을 개설할 수 없도록 했다.

NYT는 머시 단장이 내놓은 이번 권고문이 과거 1960년대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1980년대 후천성면역결핍증(HIV)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한 것처럼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과 관련한 추가 연구와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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