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출신 한인 여성, 아이스크림 사업 ‘대박’

‘싱글맘’으로 이민한 어머니, 취미 살려 메릴랜드에 오픈

어머니 도와 브랜치 확장 등 맡아…연 23만불 소득 올려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전공을 살리는 대신 어머니가 창업한 아이스크림 가게를 확장시켜 기업형 비즈니스로 만든 한인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제 전문매체 CNBC가 지난 16일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애니 박(32)씨와 어머니 사라 박씨가 창업한 ‘사라스 핸드메이드 아이스크림’을 조명했다. 다음은 CNBC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 것이다. /편집자주

 

2019년 애니 박씨는 동남아시아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도중 그녀의 커리어를 바꾸는 전화 1통을 받았다. 델리 가게를 운영하다 은퇴한 어머니 사라가 은퇴에 싫증을 느껴 메릴랜드 베데스다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기로 결정했다는 것. 어머니는 그녀에게 “가게를 시작하기 위해 몇 달 동안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하버드대에서 교육 정책 및 경영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박씨는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아이스크림 가게라고?’라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사실 별로 신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엄마를 도울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은 결코 하지 않았다 면서 “이민자 가정에서 싱글맘의 외동딸로 자랐기 때문에 엄마를 돕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아이디어는 완전히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박씨의 어머니는 취미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는데, 종종 살구와 피스타치오 같은 새로운 맛의 조합이나 장미 추출액이 들어간 신선한 체리를 실험하곤 했다. 식용 색소와 시럽에 의존했던 상업적인 아이스크림과는 달리 어머니 사라 박씨는 딸기 맛 대신 진짜 딸기와 같은 천연 재료만을 사용했다.

몇 달간의 준비 끝에 2019년 3월 ‘사라스 핸드메이드 아이스크림’이 오픈했고 오후 9시에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고객의 긴 줄이 계속되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애니 박씨는 “그것은 우리 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박씨 모녀는 가게가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문을 열기 전에 아이스크림을 더 만들기 위해 새벽 3시까지 일하느라 개점을 축하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1년 만에 아이스크림 매장은 DC 지역에 2번째 매장을 열었고 지금은 2023년 12월 메릴랜드 포토맥에 3번째 매장을 열기 위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몇 달 동안 도움을 주기 위해 사업에 참여했던 박씨는 지금은 35명의 직원과 연 186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이 비즈니스의 상근 파트너가 됐다. 2022년 박씨는 23만달러 이상을 벌었는데 이 가운데 11만8625달러는 샐러리, 나머지 11만1677달러는 파트너로서 2호점의 이익을 받은 것이었다.

박씨는 한국 서울에서 태어났고 9살이었던 2000년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메릴랜드로 이사한 것은 어머니 사라에게 더 나은 커리어를 제공했고, 동시에 한국 문화에서 무시받았던 ‘일하는 싱글맘’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벗어나는 것을 의미했다. 

사라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동안 필수품에만 돈을 쓰면서 2~3개의 직업을 가졌다. 사라 박씨는 “내가 배운 첫 번째 교훈은 ‘돈이 사람에게 행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면서 “어느 정도는 돈을 벌어야 하지만 일단 돈을 쫓으면 끝이 없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딸 애니 박씨는 보스턴 칼리지에 입학해 2013년 음악 및 커뮤니케이션 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이후 그녀는 볼티모어 시내에서 ESL을 전임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한편 이 기관의 후원으로 존스홉킨스대에서 무료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씨는 “ESL 수업을 하면서 많은 학생들에게서 내 자신을 보았다”면서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민자이거나 영어를 못하는 부모들이었다”고 말했다. 2015년 그녀는 교육정책및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하버드대의 1년 과정에 등록했고 2016년 하버드를 졸업했지만 그제서야 “정책 업무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마침 어머니가 전화를 한 것이다. 아이스크림 가게 1호점의 성공적인 오픈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기름을 잘 두른 기계”가 되기까지는 6개월 이상이 걸렸다. 현재 베데스다 1호점은 연 11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북베데스다의 새로운 매장은 연 매출이 76만7000달러에 달한다.

사라는 딸을 “인생의 동반자”라고 묘사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들은 이전에 함께 일한 적이 없었고 의견 차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사라는 “이제 우리는 각자 무엇을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됐다”면서 “딸은 직원 배치와 같은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나는 새로운 맛과 품질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모녀의 사업이 갖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마케팅 예산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이들은 지역 비영리 단체와 사회단체에 아이스크림을 기부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이 방법은 베데스다 지역의 충성스러운 고객들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됐다.

애니 박씨는 또한 대부분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파트타임 직원들을 위해 리더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모든 수준에서 커리어 성장을 장려하는 한편 충성도가 높은 직원을 그 정도에 따라 보상하도록 설계됐다. 박씨는 “외부의 교대 근무 감독관을 고용하지 않는 대신 직원들의 내부에서 승진하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번째 가게를 연 지 몇 달 만에 박씨는 이 사업이 흔한 “엄마와 딸 비즈니스”에 머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제니스나 벤앤제리 등 대형 아이스크림 기업도 작은 가게에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애니 박씨는 지난 3월 자신의 월 지출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저축=9306달러(3호 매장 개점 준비용) ▶주거비=2190달러 ▶생활비(여행 오락 생활용품 등)=1495달러 ▶식품비=432달러 ▶보험=286달러 ▶교통비=148달러 ▶구독(넷플릭스 클라우드 등)=18달러

박씨는 이처럼 저축을 이용해 3번째 가게를 열 계획이며 중학교 때부터 현재까지 적립한 총 저축액은 약 29만 달러에 달한다. 또한 그녀는 15만7000달러 상당의 별도 투자도 보유하고 있다. 박씨의 가장 큰 월 지출은 남자친구와 나눠 쓰는 워싱턴 DC의 침실 2개짜리 아파트에 쓰는 2190달러다.

박씨가 보통 아이스크림 가게들의 영업이 부진한 12월과 3월 사이에 휴가를 가기 때문에 여행은 또 다른 큰 비용이다. 박씨와 그녀의 어머니는 3월에 코스타리카를 방문했는데 그 달에 박씨는 생활비 중 1184달러를 지출했다.

박씨의 학자금 융자는 3만8000달러에 달하지만 연방 정부의 정책에 따라 상환이 동결되면서 대출금을 갚는 대신 저축에 올인하고 있다. 박씨는 어머니와 함께 아이스크림 매장을 더 확대하고, 주택을 구입해 언젠가는 가정을 꾸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할 계획은 전혀 없었지만 그녀는 이미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것부터 심지어 고교 때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스타벅스 바리스타의 경험까지 모두 현재의 경영에 ‘시너지 효과’를 준 것으로 믿고 있다.

박씨는 “가끔 모든 삶의 경험들이 무작위적이어서 인생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니 경험들 중 어느 것도 시간 낭비가 아니었고 그 경험들을 결합해 나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애틀랜타K제공(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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