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 두 다리 잃은 네팔인, 의족으로 에베레스트 등반 성공

구르카 용병男, 전쟁서 사제폭탄에 다리 절단

알코올 중독·극단선택 시도했지만 극복해 도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두 다리를 잃은 네팔 남성이 의족을 착용한 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정상에 올랐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구르카 용병 출신 하리 부다 마가르(43)는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무릎 위까지 절단돼 두 다리 모두 의족에 의지한 채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사람은 마가르가 처음이다.

마가르는 세계 최강 용병 집단으로 꼽히는 구르카 용병으로 영국군에서 맹활약했다. 구르카 용병은 1·2차 세계대전에도 영국 용병으로 이름을 떨치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2001년 이후에는 사설 경호원 등으로 진출했다.

마가르는 2010년 아프간에서 영국군에 편입돼 순찰 임무 수행 중 사제폭탄을 밟아 두 다리를 모두 잃고 말았다.

사고 이후 그는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며 여러 번 극단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후 가족의 응원과 다양한 운동에 도전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특히 그는 의족을 찬 채 북아프리카 최고봉 투브칼(4165m)과 알프스 몽블랑(4808m) 정상에 오르며 불굴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그는 2018년 네팔 당국이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들과 시각장애인들의 에베레스트 등반을 금지하는 법안을 폐지하면서 도전에 나섰고 결국 이번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마가르는 "많은 사람이 아직도 장애를 전생의 죄 또는 지구의 짐이라고 생각한다"며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과 상황에 따라 맞춰나갈 수 있다면 원하는 것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한계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다리를 잃었던 아프간에 다시 찾아가고 싶다며 "(다리를 잃지 않았다면) 에베레스트에 오르지도 않았을 것이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은 좋은 일이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히말라야에 최근 다시 많은 등반객이 몰리고 있다. 네팔 당국은 이번 봄철 등반 시즌에 역대 최다인 478건의 등반허가를 내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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